청소 아주머니의 하루
청소 아주머니의 하루
  • 최현희 수습기자
  • 승인 2010.06.22 16:57
  • 호수 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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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아주머니
  1교시가 시작되기 두 시간 전인 아침 7시. 청소 아주머니의 하루는 복도의 쓰레기통을 비우면서 시작된다. 니콜스관 4층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는 학생들이 상쾌하게 아침수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분주히 움직인다. 하루 중 가장 쓰레기가 많은 때는 아침시간이다. 전날에 쌓인 쓰레기가 그대로 강의실에 있기 때문이다. 복도와 강의실에 버려져있는 쓰레기들을 치우는 일이 급선무이다. 수업이 시작한 후 점심시간인 11시 반이 되기 전까지는 빈 강의실을 쓸고 닦으며, 책상 줄을 맞추고 칠판도 지운다.
  하나의 강의실에 버려지는 쓰레기양은 커다란 쓰레기봉투 하나가 다 채워질 만큼 엄청나다. 이러한 쓰레기들은 점심시간 전에 쓰레기 집하장으로 운반한다. 학내 쓰레기 양에 대해서 아주머니는 “학생들이 많으니까 쓰레기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치워야할 쓰레기들이 있기에 청소 아주머니들이 있는 것이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강의실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쓰레기통에만 버려줘도 그 시간에 먼지 하나라도 더 닦아서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 할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강의실에\쓰레기를 버리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쓰레기를 버리는 이유가 학생들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충동적으로 버리게 되는 것 같다. 누구 명이 버리면 나도 버려도 되나보다 하고 따라서 버리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1시까지 휴식시간이 끝난 후에는 다시 청소를 시작한다. 화장실 세면대와 변기를 닦고 계단도 청소한다. 청소를 하면서 아주머니는 “화장실의 경우, 변기 안에 휴지를 집어넣고, 바닥에 토해놓는 일도 종종 있다. 그리고 강의실의 경우에 음료수나 커피를 흘리고도 닦지 않아 놓으면, 밟고 다니면서 바닥이 온통 더러워진다.”고 애로사항을 말했다. 또한 “담배꽁초를 바닥에 그냥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끄지 않아 쓰레기 통 안의 쓰레기가 타는 일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주머니는 “이런 일이 있게 되면 원래해야 할 청소들이 늦춰져서 강의실 청소를 소홀하게 된다”라며 더 깨끗하게 청소를 해줄 수 없음에 안타까워했다.
  정신없이 시간에 쫓겨 청소를 하다보면 3시가 훌쩍 넘는다. 마감시간에 휴지를 새로 갈고, 걸레를 빨고, 내일 청소를 준비하면 퇴근시간인 4시가 된다. 아무래도 몸을 계속 쓰는 직업이다보니 쑤시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아주머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학생들은 다 내 자식 같다. 다들 예쁘고, 이 나라에 주인공이 될 아이들이기에 사랑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한다. 옛날과 다르게 학생들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청소 아주머니를 경시하거나 생계가 어려워서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요즘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노후준비를 위해 일을 하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인식 덕에 더욱 기쁘게 청소를 한다.”고 했다.
  아주머니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우리의 따뜻한 한마디라고 한다.“ 학생들은 참 착하다. 나서서 도와주지 않는 학생이라도 단지 쑥스러워서 표현을 못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오늘도 학생들을 위해 묵묵히 청소를 하시는 청소 아주머니들을 위해 ‘수고하십니다, 감사합니다.’같은 작은 인사를 먼저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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