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시장의변화
한국이동통신시장의변화
  • 오준섭
  • 승인 2010.06.22 17:02
  • 호수 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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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통신시장에 이는 '지각변동'

‘스펙다운, OECD 국가 기준으로 평균을 웃도는 통신요금 등은 한국 이동통신시장의 어두운 단면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시장에서 팔리는 핸드폰과 같은 외관을 가졌지만, 기능은 한참 떨어진 핸드폰사용을 강요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은 국내 통신시장의 특수한‘폐쇄적’구조로 빚어진 현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장 후회하는 결정중 하나는 바로‘이동통신사 합병’이라는 소문이 무성할 정도다. 지난 2000년대 초반, 5대통신사 △SK(011), △KTF(016), △LGT(019), △한솔PCS(018), △신세기통신(017)이 3개 통신사로 합병되면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독점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현재 통신사 중심의 기형적인 시장구조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선택권이 제한을 받아온 것이다.


폐쇄의 울타리 친 이동통신사

스펙다운, 위피(WIPI, 한국형 무선 인터넷 플랫폼)로 대표되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만의 폐쇄성이 있다. 그중에서도 스펙다운 현상은 해외에서 당연히 제공되는 서비스를 제한하고도가격을 올리는 등의 문제를 말한다. 혹자는 핸드폰을 사려고 인터넷을 여기저기 알아보다가해외 출시 버전과 국내 출시 버전의 핸드폰 성능 차이에 황당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스펙다운 현상은 해외에서 먼저 출시한 제품을 한국에 들여오면서 한국에 맞게 현지화 한다는 미명하에 이동통신사의 입맛대로 사양을 바꾸는것을 말한다. 스펙다운 관행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일례로 올해 상반기 기대작이었던‘아레나폰(LG-SU900/ KU9000/ LU9000)’은해외 출시 당시에는 고사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국으로 출시되면서 ▲내장 8G메모리, ▲GPS, ▲WIFI(보통‘무선 랜, 와이파이’라고 한다. 무선 랜을 하이파이 오디오처럼 편리하게쓸 수 있다는 뜻에서 WI-FI라는 별칭으로 쓰임), ▲Dvix(저용량으로 DVD와 유사한 수준의화질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포맷), ▲3.5파이 이어폰 단자(일반 이어폰 단자)들이 삭제되고, DMB만 추가됨으로써 껍데기만 같고 성능은 다른 폰이라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인기 걸그룹‘소녀시대’를 앞세워 광고하는LG의‘뉴 초콜릿폰’도 스펙다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위피는 국내 휴대전화의 공통 무선 인터넷플랫폼으로 2005년부터 탑재가 의무화됐다. 위피는 이동 통신 업체들이 서로 같은 플랫폼을사용하고 로열티 등 국가적 낭비 요소를 줄이자는 긍정적인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본래의 시행 취지와는 다르게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에 외국산 핸드폰이 진입하는것을 막음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이동통신사들의 입맛에 맞는 핸드폰을내놓도록 제조사에 요구하는 울타리 역할을 해왔다.

또한 한국의 통신 회사들은 음성 통화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여 무선 인터넷 기술들을 고의적으로 제거해왔다. 해외에서 인기있던 폰이 한국에 출시되면서 반드시 빠지는기능이 WIFI다. 이동통신사들은 해외시장에는WIFI기능을 추가해 인터넷을 과금없이 쓸 수있는 핸드폰을 출시하면서, 정작 국내에서는제조사에 압력을 가해 WIFI기능 등을 제거하였다. 인터넷을 하려면 자사의 데이터 요금제를사용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요금을 징수하는방식이다.


자물쇠를 열고 있는 이동통신사
폐쇄가도를 걷고 있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2009년 점점 열리고 있다. 아이폰 출시 논란으
로 국내의 이동통신회사들의 폐쇄적 정책들에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점점 쌓였다. 결정적으로, ‘아이폰’이라는 기계가 그 틈을 깨고 있는 선두주자로 나섰다. 일단 진입 장벽 역할을하고 있던 위피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009년4월 1일부터 폐지함에 따라서 그 신호탄으로다양한 스마트폰들이 출시되었다. 외국산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는 소니에릭슨의‘엑스페리아(X1)’, HTC의‘터치 다이아몬드’, 그리고
국산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옴니아(SCHM490)’등, 기존에는 없던 무기들을 가지고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리고 한때 사업을철수하였던‘노키아’도 다시 한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화두였던‘아이폰’출시가 확정되자 경쟁이 붙은 통신사들은 앞 다투어서 결합 상품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OECD국가 중 비싼 편이라고 비난받던 데이터,음성 요금 등을 인하하고, 스마트폰 출시에 소극적이던 SKT도 안드로이드폰(구글이 개발한무료 개방형 모바일 OS)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통신사들이 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중요한 변화중 한 가지는 사용자들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
는 애플사의 앱스토어-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용 응용 소프트웨어 다
운로드 서비스. 일반 이용자는 자신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를 통해 등록하는 것이 가능. 또한 개발 후 앱스토어를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 유료 어플리케이션의 판매가격은, 개발자가 자유롭게 매길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의 30%를 애플이 수수료 및 호스팅 비용으로 받는 형태- 와 같은 것을 늦게나마 한국 이동통신사들이 본떠 온라인 콘텐츠 스토어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이 소비
자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소프트웨어 유통구조에서 소비자에게 직접파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 동안 소비자의 원성을 받던‘폐쇄적’인한국 이동통신시장의 변화는‘아이폰’출시와 맞물렸다. 아이폰 출시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국내 시장에 혁신과 경쟁의 바람을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이 폐쇄적시장에서 개방된 시장으로 변화하고 서로 경쟁을 통해 요금이나, 스펙다운 등을 없애면 우리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더 많아질것이다.


<오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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