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중]人 민주노총 대변인 김형석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중]人 민주노총 대변인 김형석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9.05.21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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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특집 인터뷰
지난 5월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세계 노동절 대회'의 모습. (출처 : 노동과 세계)

 

지난 51, 서울광장에서 ‘2019 세계 노동절 대회가 열렸다. 집회가 끝난 직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대변인 김형석을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대변인 김형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대변인 김형석.

 

Q1 매년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주최한 ‘2019 세계 노동절 대회는 무엇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나요?

한국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문제가 세계 최정상을 다투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환경 개선 등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어요. 올해 민주노총은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을 비준할 것을 요구합니다. 한국은 ILO 8가지 핵심협약 가운데 4가지를 비준하고 있지 않은데, 이 가운데 87, 98호인 결사의 자유, 단결권에 관한 것을 우선 비준하고 입법하라는 것이 주요 요구에요. 그리고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의 문제 등을 포함한 노동권 확대까지 두 가지입니다.

Q2 민주노총에 들어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현장조합원은 아니고 채용직 간부로, 처음에는 금속노조에서 일을 했었어요. 기계 계열 회사를 다니며 일을 했는데, 불합리한 것을 계속 보니까 스트레스가 쌓여서 병이 오는 거예요. 우연한 기회에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에서 비정규직 (노조) 조직 사업을 하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 해서 민주노총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현장에서 (노조 )조직일을 하다가 금속노조로 갔고, 작년 12월부터 민주노총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Q3 민주노총에서 하셨던 활동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구로공단에서 조직사업을 할 때, 홈에버(지금의 홈플러스)처럼 대형마트 캐셔들 (노조)조직이 막 이뤄지고 있었어요. 당시 비정규직 보호법이 통과되면서 사용자들이 비정규직을 엄청 해고하기 시작했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왔어요. 사실 비정규직 보호법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법안이에요. 그 법안이 발효되던 날을 기점으로 어마어마하게 (노조)조직이 되었고, 그들을 바탕으로 또 많은 투쟁을 벌였죠.

이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요, 홈에버 금천점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12시간동안 문화제를 했어요.(웃음) 파업이 현장 가동을 중단시키는 것이잖아요. 캐셔들은 계산을 하는 직업이고요. 그 앞을 막무가내로 막는 것이 투쟁이었어요. 마트(캐셔) 앞을 막으면 문을 열 수가 없고, 매출이 높은 지점의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어요. 그래서 금천지점 영업을 막으려고 개점시간부터 폐점시간까지 문화제를 하겠다고 해버렸어요, 집회신고가 안되니까. 12시간동안 사회를 보면서 문화재를 열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되게 재밌게 했어요. 지금도 그렇겠지만, 구로지역에는 옛날 투쟁 기풍이 남아있었거든요. 풍물을 하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 노동조합도 있었고. 서울에서 드물게 연대 투쟁이 잘되고 있었어요. 누구든 오면 노래를 부르거나 발언을 하거나 장기자랑을 해서 용케 12시간을 버텼죠.

Q4 그렇다면 활동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 혹은 권력의 힘을 느꼈던 적이 있나요?

민주노총 대변인 일을 맡고 있는 요즘은 국가권력보다 자본의 권력을 많이 느껴요. 지난번에 민주노총이 국회 앞에서 투쟁을 하면서 담장을 뜯고 넘어갔어요. 그때 조합원과 TV조선 기자 사이에 서로 밀치는 작은 마찰이 있었거든요. 그날부터 조선일보가 민주노총을 공격하기 시작했죠. 다툼을 폭행으로 엮어서 고소도 하고요. 그런데 조선일보가 매일 보도를 하니까 다른 언론들도 덩달아 쓰기 시작하는 거예요. 결국 민주노총 위원장 출두가 언론 대세가 되어버렸고요. 이게 아젠타 세팅(의제화)잖아요. 매일같이 언론 모니터링을 하다보니 조선일보의 막강한 언론권력이 어마어마하다고 느꼈죠. 그리고 다른 중앙·동아 일보의 노조할 권리가 너무 세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방어권이 필요하다는 프레임의 기사들이 프레임을 재생산에 민주노총을 향한 공격이 되는 상황들 말예요.

Q5 민주노총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민주노총의 역할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네요. 노동조합이 있는 나라는 대부분 NATIONAL CENTER라는 노청이 있어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여러 노동조합이 있고, 그들을 대표하는 NATIONAL CENTER가 있죠. 이 센터의 역할은 노동계를 대표해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각종 정책 생산, 교섭, 조직률을 올리기 위한 조직사업과 각종 캠페인 진행 등의 일을 해요. 주요하게는 정책 생산과 교섭, 투쟁, 캠페인 그리고 조직사업이라고 볼 수 있죠.

Q5 민주노총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민주노총의 임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노조 조직률이 10%에 불과해요. 노동자들의 대표성을 키운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말하는 능력을 키우는 역할이죠.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 즉, 민주노조를 조직하는 것이겠죠. 대기업 노동자뿐만 아니고 비정규직,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봐요. 교섭·정책 생산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는 특성도 있다고 생각해요.

Q6 대부분의 사람들이 메이데이(노동자의 날)를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근로자와 노동자 두 단어의 차이가 있나요?

근로라 함은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고 노동은 가치중립적인,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왜 민주노총이 근로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노동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 하면요. “우리는 성실히 일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력을 팔아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자본에 대해 성실히, 시키는 대로 일 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노동라고 말하는 거죠.

역사적인 배경도 있어요. 일제 강점기 시기까지는 노동, 근로라는 단어가 혼용 됐어요. 예를 들면, 근로인민, 근로대중처럼 말예요. 원래는 노동자라는 말이 보다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승만 전 대통령이 노동자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든 거예요. 왜냐하면, 그 당시 사회주의 계열의 활동가들이 노동조합에 많이 참여하고, 메이데이 투쟁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거든요. 지금의 한국노총 전신이 대한노총 창립 기념일이 310일이거든요. 51일에 하던 메이데이 투쟁을 못하게 하려고 노동절을 310일로 옮겼죠. 그러면서 노동절의 의미가 퇴색되었어요. 더 나아가 박정희는 노동이라는 단어를 빨갱이가 사용하는 말이라며 사용하지 말라고 해요. 그러면서 31일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명칭을 변경하죠. 시간이 지나 노동이라는 말은 되찾지 못했지만 ‘51은 되찾은 거예요. 앞으로의 과제는 근로대신 노동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죠.

Q7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 곳은 어떻게 다른가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NATIONAL CENTER가 여러 곳인 나라도 꽤 많아요. 이념, 정당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근로노동의 차이에서 나뉘어요. 이승만 정권 당시 대한노총(한국노총의 전신)근로라는 말을 장려했어요. 한국노총의 어용 역사가 꽤 오래된 거죠. 박정희, 전두환 정권을 지나면서 산별노조를 전부 기업별 노조로 전환시키며 어용노조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민주화 열풍이 불면서 노동자들이 불합리함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노총을 민주화 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굉장히 많았지만 당시에는 기업별 노조라 구조적으로 어려웠죠. 왜냐하면 한국노총의 기업별 노조 위원장은 간선이라 대위원이 선출하는데, 그들은 회사 측에서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민주노조를 세우려 하는 활동가들은 위원장이 될 수 없었죠. 그래서 민주노조를 만들고자 했는데 복수노조 금지라 그것도 할 수 없었어요. 복수노조법을 깨기 위한 투쟁도 굉장히 많이 있었죠. 결국 민주노조들이 ILO 공대위를 거쳐 민주노총을 별도로 세웠어요. 역사적으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완전히 다른 곳이에요.

Q8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권익을 도모하기 위해 하는 주요활동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으로 캠페인을 많이 진행해요. 예를 들어, ‘노동절은 모든 노동가 유급휴무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라는 것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요. 학생들은 알바 노동을 많이 하니 주휴수당과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이니 꼭 받으라는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더불어 이러한 것들을 모두 보장받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하는 캠페인도 하고요.

그리고 법제도적인 측면에서 입법부에 대한 활동, 정부의 약 70여개 각종위원회에 참여합니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정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투쟁도 해요. 노동자들의 유일한 힘은 다수의 힘으로 단결투쟁을 하는 것이니까요.

Q9 20대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 30대 특히 학생들은 어느 나라나 돈도 없고, 힘들고, 미래가 불투명한 사람들이죠.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거 같아요. 개인주의하고도 연관이 된 것이라고 보는데요. 개인주의라 함은 나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 역시 소중하기 때문에 존중하고, 내 권리를 양보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내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자기 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도 필요하고,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 단체, 조직과 연대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 이건 청년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고 봐요. 지난 2월 발생한 서울대학교 시설 노동자 파업, 그리고 중앙도서관 난방과 관련된 한겨레 신문 기사를 찾아 읽어보세요. 연대의 가치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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