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비 트렌드‘공유경제’, 한국에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공유경제’, 한국에서는?
  • 허병욱 수습기자
  • 승인 2019.07.21 0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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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SOCAR)를 빌려 여행을 가고 에어비앤비(airbnb)로 숙소를 잡는다.’ ‘두꺼운 전공서적은 친구들과 공유하여 사용하고, 필요 없는 물건은 중고로 팔아버린다.’

특별할 것 없는 한 대학생의 일상처럼 들리지만, 이는 일상 속에 녹아있는 공유경제의 예시다. 공유경제는 생산된 재화, 개인의 재능 및 지적재산 등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나눠 쓰기라는 뜻으로 자동차, 빈방, 책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공유경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공유경제

우리는 이미 다양한 공유경제의 사례들을 경험해왔다. 대표적으로는 세계적인 숙박 공유업체에어비앤비(airbnb)’와 차량 공유업체 우버(Uber)’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셰어키친(share kitchen), 공유서재, 공동사무실 등 공간을 공유하여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현지 가정식을 공유하는 밀 셰어링(meal shar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웃 나라인 일본의 경우 소유 개념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공유경제와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전문성을 지닌 아저씨의 재능을 공유, 판매하는 옷상 렌털(おっさん レンタル) 비즈니스’, 애완동물을 지속해서 키울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반려동물을 대여하는 애견 렌털 서비스’, 가정집 주차장 등 일시적으로 비어있는 개인소유의 주차공간을 대여하는 주차장 공유서비스 아키파(Akippa)’ 등의 다양한 공유서비스가 등장 했다.

제자리걸음 중인 한국의 공유경제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공유경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기존업계의 지나친 반대와 관련 법규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지난 15()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의 국민은 공유경제 갈등 원인으로 기존업계의 지나친 반대’(38.0%)1등으로 꼽았으며, ‘정부의 무리한 정책추진’(19.3%), ‘국회 등 정치권의 조정 실패’(17.4%)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2019715, 한국개발연구원(KID), ‘공유경제 구제혁신에 대한 국민조사’, 기획재정부 발주)

특히 차량공유서비스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의 개념은 지난해 카카오T 카풀 논란으로 인해 수면위로 올라왔다. 카카오T 카풀 논란은 2018년 카카오가 국산 카풀 서비스회사인 럭시를 인수하여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생존권 보장을 외치는 택시업계와 택시업계의 승차 거부, 불친절 등의 이유로 카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소비자들을 등에 업은 카카오모빌리티 간에 여러 차례 분쟁이 일었고 결국 정부의 개입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가 카풀 허용 시간을 제약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하며 사실상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풀러스, 위츠모빌리티 등 카풀 업계는 당분간 카풀서비스를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라 밝혔으며, 관련 사업을 포기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차량공유서비스의 실패는 이미 예견되어 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3,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성장한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가 야심 차게 국내에 진출했지만, 검찰은 우버를 불법으로 기소했고 바로 이듬해에 국토교통부에서 우버 단속을 지시했다. 결국 20153, 우버는 국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연이은 차량공유서비스의 실패를 한국 공유경제의 위기라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공유경제 활성화 수준을 묻는 설문에 응답자의 66.8%가 낮거나 매우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

*(2019715, 한국개발연구원(KID), ‘공유경제 구제혁신에 대한 국민조사’, 기획재정부 발주)

대학생 소비자들의 관심 필요

공유경제는 이미 글로벌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인 대학생들에게 더욱 환영받고 있는 상황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재화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며,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유경제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구글(Google), 유튜브(You Tube) 등의 온라인 플랫폼과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Instagram) 등의 SNS도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무료 혹은 유료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크게는 공유경제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역시도 중장년층보다는 청소년층이 주된 사용자이다. 이처럼 소유를 통해 기쁨을 얻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세대는 적은 돈으로 경험을 사는 공유경제를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흐름에 발을 맞추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라도 공유경제의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한국의 팍팍한 규제가 과연 옳은 결정인지에 대해 미래경제를 주도할 우리 대학생 소비자들의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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