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허브관의 편의시설이 있기까지
인터내셔널 허브관의 편의시설이 있기까지
  • 임수진 기자
  • 승인 2009.05.20 16:39
  • 호수 1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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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인터내셔널 허브(INTERNATIONAL HYB)관 완공

올여름방학동안 학교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학교 안의 편의시설들이 지난 6월 기말고사 이후로 모두 문을 닫거나, 정리 중에 있었다. 한편 150주년 기념관이라는 가칭을 버리고 ‘인터내셔널 허브(INTERNATIONAL HUB)관’으로 불릴 새 건물에는 베이커리, 꽃집, 카페, 학생식당, 은행, 서점 등의 편의시설들이 계약을 완료, 현재 속속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편의시설은?

지난 8월까지 본교에 있던 편의시설은 ▲기슨관= 기슨홀 학생식당, 매점, 복사점 ▲니콜스관= 카페 마운틴 ▲학생회관= 구두병원, 안경점, 잡화점, 구내서점, 컴퓨터 매장, 학생식당, 교직원 식당 ▲도서관= 로즈마리로 총 12개다. 9월 1일 현재 이 편의시설들은 모두 폐점한 상태다.

이들은 학교 측과 올 해 12월 말 재계약하여 6월 말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으며, 당시에는 지난 6월 완공 예정이던 인터내셔널 허브관에 입점할 때 재계약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6월까지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건물의 공사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 학교와의 계약이 실질적으로 종료되어 짐을 싸게 되었다. 지난 5월 말 경, 앞으로 교내 편의시설의 관리를 책임지는 (주)미셸푸드 측에서 재계약을 염두에 둔 협상을 위해 이 업체들을 찾아다녔고, 7월 초순 미셸푸드에서 이전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임대료와 이전에는 없던 평당 관리비 등을 기본 조건으로 작성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교내 업체들에 연락을 취했다. 복사점의 경우 학교 측 요구로 학교 곳곳에 설치했던 23대의 무인복사기를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하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새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했기 때

문에 무리한 조건임에도 이전을 전제로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그것이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기 20일 전 마지막 교신이 돼버렸다. 결국 지난 7월 25일 “다른 업체가 운영 방식과 조건에서 더 적합하다”며 8월 15일까지 매장을 정리하라는 공문이 온 것이다. 두 달 여의 짧은 시간 동안 기존 업체들을 정리한 셈이다. 기존 업주들은 물론 지난 6월 말 계약이 종료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결정이었기에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대책 없이 짐을 꾸리고 말았다.


새로운 편의시설은?

한편, 새 건물에 들어올 편의시설들은 현재 본교 편의시설로 계약된 업체는 △교보문고 △우리은행 △베이커리 르뽀미애 △카페 안젤로 △세탁을 위한 사람들 △훼밀리마트 △기프트&플라워숍 △WH휘트니스 △디지털기기 △라탈리아 △미셸푸드로 총 12개이다. 업체들은 총학생회의 자체 설문조사와 총학생회∙총무과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1차 기준을 마련한 뒤 미셸푸드에서 선정했다. 설문조사 결과 기존 편의시설 중 학생들의 불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업체는 구내서점과 복사점으로 드러났으며, 학생들은 일정 수준의 인지도가 있거나 개인이 아닌 기업이 운영하는 업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교 당국 및 미셸푸드에서 제안서를 받은 뒤 자체 기준을 더 추가하여 업체들을 선정했다.

교내 편의시설들은 앞으로 미셸푸드에서 턴키(turnkey)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미셸푸드의 소관으로 계약되어 있다. 턴키 방식은 한 업체에서 여러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이를 총괄적으로 관리∙운영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의 불만을 처리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느낀 학교 당국에서는 지난 해 9월 교내 업체들에 대한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하고, 다른 학교들의 사례와 운영 방식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초순 전문 업체에 맡겨서 관리, 운영, 피드백을 효율적으로 하고자 이 방식을 택하는 것이 더욱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총무팀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하여 미셸푸드가 선정되었다.


편의시설 확 달라졌지만… 씁쓸한 이유는

편의시설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대부분 최신식의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학생 할인 역시 기본적인 전제조건으로 달려 있다. 또 학생들의 여론 조사의 결과가 반영되고, 그에 맞는 업체들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편리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냥 좋지만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기존의 업체 역시 미셸푸드로부터 제안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교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여 재계약이 거의 불투명한 상황이었음에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했다는 점에서는 학교 당국의 최대한의 노력이었다. 그러나 “사실 기업과 개인의 비교가 어렵겠지만”이라던 한 학교 관계자의 말과 같이, 기업과 개인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을 때 결국 선택되는 것은 기업이라는 점이 씁쓸함을 남긴다. 또 미셸푸드라는 기업과 손잡고 소비자를 ‘관리’하게 되는 우리 대학도, 상업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이것이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우리 대학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되지 않기만을, 그리고 앞으로 인터내셔널 허브관을 비롯한 본교가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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