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또 다른 공부의 시작이다
취업은 또 다른 공부의 시작이다
  • 김홍표(사회복지∙05년 졸,
  • 승인 2010.08.16 16:36
  • 호수 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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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학창시절, 졸업을 빨리하고 싶었다. 사회에 빨리 나가고 싶었다. 현장에서 하나라도 빨리 배우고 싶었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취업 후 내린 결론은 취업은 또 다른 공부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2005년 3월 인연을 맺게 된 서울시중부 여성발전센터는 여성의 취업과 창업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결혼, 출산, 취업 순서에 기초한 M자형 취업곡선은 결혼 전에는 일하였지만
출산과 육아기간 동안 일을 그만두고 공백기 이후 다시 일자리로 돌아온 여성, 결혼과 출산 직후 일을 그만 둔 여성의 사회 진입을 위한 여성의 생애과정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 기관은 그들을 위한 방안을 논의 한다.
  센터 내에 유아실을 운영하고, 지역 내 여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아실 시간제 쿠폰을 운영하여, 여성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궁극적인 문제 해소를 위한 사회제도상의 해법 제시는 불가능할까?
  이렇듯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란다. 그러나 제시한 해법은 성에 차지 않는다. 제대로 공부해서 해법을 제시하고 싶었다.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 후배들과 스터디를 진행했다. 철학과 이념을 배운다. 그래도 배고프다.
  마중물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세미나 1학기 과정에 참여하였다.
  칼 폴라니, 막스 베버, 하이에크, 데이비드 하비, 프리드만, 노암 촘스키, 칼 마르크스, 레닌, 칼 R. 포퍼, 풀란차스, 이안 고프, 엔소니 기든스 등을 통해 이념과 정치에 대해 책을 읽고 토론을 할 수 있었다.
 학교를 다닐 때는 그토록 읽기 싫던 책들인데,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이 생긴다는 기대감에 수업이 기다려졌다. 아사의 고비는 넘겼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활동을 통해 현장 교육을 병행했다.
  지역사회에서부터 지역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소크라테스의 등에 예찬론을 실현하고 싶었다. 이곳에선 지역내 문제에 대해서는 성명을 내고, 비판을 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일례로, 인천의 지역아동센터 몇곳에서 아이들의 급식비를 유용하여 자기 배를 채우는 비리시설장에 대한 성명을 내고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한 모니터단 설치를 요구했다.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정상화 방안 제시를 하는 지역내 선후배들이 내 멘토였다. 이제 조금은 허기가 가신다.
  허기가 가신 다음에 내린 M자형 취업 곡선에 대한 잠정 해결 방법은 경력 단절 이전 여성이 가지고 있던 전문성을 개발 해 주는 것이다. 이는 현장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이 반영된 교육 기회 제공이었고, 공적 돌봄 서비스 영역의 확장이다.
  사회적 문제의 주원인이 개인의 무능이나 잘못이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사회 시스템이 당연히 그렇게 구축되어야 하고 그것이 사람들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싶었다.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오늘도 앞으로도 공부를 할 것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키우고,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반성, 공부를 지속한다면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꿔본다.
  발전하는 나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자. 단,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자기 주도적인 공부를 하자. 취업이 공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자. 취업은 또 다른 공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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