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 너도 교환학생 갈 수 있어!
[인터뷰] ○○아, 너도 교환학생 갈 수 있어!
  • 허병욱 기자
  • 승인 2019.11.05 19: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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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동아리, 대외활동, 유럽여행 등 대학생활의 로망은 저마다 다르다. 그 중 가장 많은 준비와 용기가 필요한 것을 꼽자면 단연 교환학생일 것이다. 연고도 없는 나라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한 학기를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생들은 교환학생을 졸업 전의 목표로 삼는다. 이에 본보에서는 교환학생의 생생한 후기를 전달하고자, 막 교환학생을 마치고 이번학기에 돌아온 이하린(경영·4)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학과 4학년 이하린입니다. 2019학년도 1학기에 독일의 대학도시인 뷔르츠부르크로 교환학생을 파견 다녀왔고, 뷔르츠부르크 대학교(Julius Maximus university of Wuerzburg)에서 공부했습니다.

Q2 어떤 계기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되었나요?

교환학생은 오래전부터 제 대학 생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교환학생이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교환학생은 외국에서 살아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기회이면서 유학보다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물론 여행으로도 외국을 갈 수는 있지만 방문하는 것과 살아보는 것은 천지차이잖아요. 그래서 외국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고, 외국 대학을 다니면서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갖고 싶었어요. 제 인생에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으로 파견을 가기까지 교환학생 설명회만 세 번이나 다녀왔어요.(웃음)

Q3 독일어를 공부해가셨나요? 아니면 원래 외국어를 잘하셨어요?

독일어는 못해요. 독일에 있긴 했지만 독일 사람들이 영어를 워낙 잘해서 독일어를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제가 영어도 못한다는 게 문제였죠. 교환학생 설명회와 오리엔테이션에서 담당자 분께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된다고 매우 강조하셨는데도 안하고 갔어요. 아마 다른 분들도 그렇게 가시지 않을까 싶어요. ‘가면 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현실은 쉽지 않았죠.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 정도로는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웠어요. 길고 깊은 대화가 가능해야 마음을 터놓고 친구가 되는데, 제 회화 실력이 보족하다보니 대화가 계속 짧게 끝나더라고요.

Q4 그렇다면 현지에서 언어 때문에 불편함을 겪었던 경험이 있나요?

기숙사 파티가 생각나요. 기숙사에서 환영회 겸 파티를 열었는데, 동양인도 별로 없었고 다들 인종별로 어울리는 듯 했어요. 거기다 제가 영어까지 안 되니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어도 다들 짧게 대답만 해주고 자리를 피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친구 사귀기가 어려웠고 그날 파티가 너무 재미없었어요. 그래서 일찍 돌아갔습니다. 그날 *현타를 참 많이 느꼈어요. 그 뒤로는 외국인 친구들과 사귀기 위해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죠. 영어 표현들을 찾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서 외우곤 했어요. 또 어렵더라도 사람들에게 많이 말을 걸어보려고 노력했죠.

* ‘현실 자각 타임의 준말,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Q5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떠셨어요?

일상이 거의 유치원생 같았어요. 아침엔 여유롭게 일어나서 아침을 해먹고, 학교가 끝나면 장보러가고, 날씨가 좋으면 친구들이랑 피크닉을 다녔죠. 한국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여유롭고 이상적인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그리고 숙소가 남향이어서 아침마다 햇빛이랑 새소리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렇게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는 것이 좋았어요. 직접 요리해먹는 것도 재미있었고, 고민은 그저 오늘은 뭐 먹지가 전부였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매일 봐도 아름답던 일몰이에요. 독일의 여름은 해가 굉장히 늦게 져서 밤 9시에도 피크닉을 가곤했죠. 집에서 일몰을 배경으로 혼자 맥주를 마시며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의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여행 다니는 데 사용했어요. 기회는 이 때 뿐이라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다녔거든요. 개강 전과 종강 후는 물론이고 학기 중에도 휴일을 활용해서 꽤 많은 여행을 다녔어요. 터키,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등 독일을 포함해 6개월 간 12개국을 여행했습니다.

Q6 수업의 난이도는 어땠나요?

영어 회화는 어렵지만 수능 영어를 공부했던 대학생이라면 영어 수업은 크게 어렵지 않아요.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만큼의 좋은 학점을 받을 필요는 없으니까 다들 어렵지 않게 공부하더라고요.

Q7 숙식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제가 다녔던 뷔르츠부르크 대학교는 기숙사를 제공해요. 기숙사는 1인실과 다인실 중 선택할 수 있고, 11개의 기숙사가 있어서 기숙사마다 가격, 시설, 위치가 모두 달라요. 저는 암 후블란트(Am hubland)라는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기숙사의 1인실을 사용했습니다. 후블란트의 장점은 저렴하고 비교적 넓고 깔끔하다는 것이에요. 마트랑 정류장도 바로 앞에 있어서 편리했고요. 또한 1인실에는 각 방마다 모두 욕실과 부엌이 있어서 원룸에서 자취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기숙사비는 219유로로 한화로 약 30만원이었습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무척 저렴한 숙소였다고 생각해요.

Q8 교환학생 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해프닝이 있나요?

유럽은 도어락말고 열쇠를 쓰거든요. 그래서 열쇠가 정말 중요한데 저는 습관이 안 돼서 자주 놓고 다녔어요. 그런 날에는 기숙사 관리인이 퇴근하면 집에 못 들어가죠. 그래서 기숙사 튜터랑 관리인에게 정말 자주 연락했었어요. 그리고 파견 중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까 공항 노숙에 적응하게 되더라고요. 스페인의 마요르카를 갔을 때는 경비를 아끼려다보니 가는 날과 오는 날 모두 공항에서 노숙을 했어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나중엔 다리 뻗고 잘 자게 되더라고요.

, 독일어로 더빙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봤던 일도 잊지 못할 기억이에요. 예매를 잘못해서 독일어 더빙 버전을 보게 됐는데, 결국 하나도 못 알아듣고 중간엔 졸기까지 했어요. 영화 속 아이언맨의 명대사인 “I am Iron man”Ich bin Iron man으로 들릴 땐 정말 웃겼어요. 유일하게 알아들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Q9 본교의 교환학생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우리학교는 교환학생 제도가 잘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국가와 대학의 선택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학교에서 신경을 많이 써 줘서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정말 좋은 기회여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국제교류처 홈페이지에서 파견학생들의 수학보고서를 참고하면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우리학교 교환학생 제도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10 마지막으로 교환학생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한국에서는 여유가 없이 지내는 것 같아요.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다보니까 나를 잃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교환학생으로 파견을 가있는 동안은 저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기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를 생각하면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삶의 가치관이 변하기엔 충분했고,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물론 교환학생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와는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그 모든 과정들이 즐거울 수도,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러분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러니 교환학생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부터 준비하셔서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꼭 영어 회화를 미리 준비해서, 저처럼 어려워하지 마시고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시길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교환학생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제 블로그*에 있으니, 궁금한 점들이 있으면 들러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harin0612)

본교는 현재 총 45개국 242개교*와 협정을 맺고 있으며, 파견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는 상호교환, 자비유학, 기타기관 프로그램이 있다. 자세한 사항은 가톨릭대학교 국제교류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104, 유럽 58, 북아메리카 53, 남아메리카 23, 오세아니아 4)

*(https://oia.catholic.ac.kr/oia/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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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2019-11-14 15:41:38
교환학생을 도전하고 싶었지만 걱정이 앞서서 망설였는데, 기사를 보고나니 용기가 나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정준탁 2019-11-14 15:02:17
기사를 보니 저도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지네요!
좋은 정보, 재밌는 기사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