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 of CMC] 임채원 – 카페 안젤로 매니저님
[Humans of CMC] 임채원 – 카페 안젤로 매니저님
  • 김다영 기자
  • 승인 2019.11.14 23:40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 교정을 오고 갈수록 익숙한 얼굴이 늘어난다. CMC (Catholic Medical Center)에서 수많은 사람을 보고 스치지만, 이 중 우리가 정말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성의교정 기획 코너 ‘Humans of CMC’에서는 CMC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카페 안젤로에서 근무중인 임채원 매니저의 모습.
카페 안젤로에서 근무중인 임채원 매니저의 모습.

 

하루를 깨우는 커피 한 잔이 있는 곳, 함께 음료를 마시며 친목이 피어나는 곳. ‘성젤로’라고 불리는 성의회관 1층의 카페 안젤로에서 4년 째 근무 중인 임채원 매니저를 만나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한다면?
저는 카페 안젤로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임채원입니다. 가톨릭대학교에서 일한 지는 총 4년이 됐어요. 성심교정에서 먼저 일하다가 성심교정 안젤로가 사라지면서 재작년 9월에 성의교정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호텔 외식 조리학과를 나왔어요. 그런데 중식이나 양식 이런 것보다는 바리스타가 더 적성에 맞아서 졸업하고 카페에 취업했어요.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이 좋더라고요. 잠시 스쳐 가지만, 손님에게 기분 좋은 한마디를 건네며 맛있는 커피를 드릴 때 오고가는 정이 좋아요. 사무직이나 다른 직종과는 다른 작은 보람이 느껴져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저희 매장 손님들을 거의 다 기억하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같은 메뉴를 매일 시키는 분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그런 분들이 오시면 주문도 전에 미리 음료를 준비하기도 해요. 그래서 음료가 더 빨리 나오죠. 사실 얼굴은 알아도 음료를 주문받고 전달하는 제한된 시간 동안만 보니까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이전에는 성심교정에서 근무했다고 하셨는데, 두 교정 간 차이점이 있나요? 
확실히 성심교정은 학과가 많아서 행사도 많고 축제도 크게 하는 분위기예요. 그에 비해 여기는 아무래도 학생들이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주문하는 음료도 되게 다르더라고요. 성심교정 학생들은 주로 스무디나 라떼 종류처럼 단 걸 많이 찾으셨는데 여기는 힘드셔서 그런지 아메리카노가 정말 많이 나가요. 

일하면서 기뻤거나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 위생 점검과 서비스 점검이 있는데, 좋은 점수를 받으면 우수 매장으로 선정돼요. 저희 매장도 여러 번 선정돼서 본사에서 상금도 많이 받았는데 그때 기뻤어요. (웃음) 힘든 순간은, 주문이 많이 밀려서 손님들이 오래 기다리는 순간이 올 때 조금 힘들어요.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외부 행사도 많이 열리는 편이라 그때마다 손님이 되게 많거든요. 학생들이랑 교직원들은 주문하는 곳이랑 픽업하는 곳을 다 알지만, 행사 때 처음 오게 된 분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혼선이 많이 생겨요. 주문한 음료를 받지 않고 멀리 가는 분도 있고, 메뉴를 바꿔서 가져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저희 매장은 진동벨이 없어서 직접 손님들을 불러야 해서 힘들 때가 있죠.

일하는 공간이 협소해 보이는데, 혹시 근무시간에 앉거나 쉴 수 있나요? 
업종 특성상 언제 손님이 오실지 모르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엔 앉아서 쉴 수 없어요. 한 시간 주어지는 쉬는 시간 외에는 계속 서있어야 해요. 휴식시간에는 보통 식사를 하고 매장 테이블이나 다른 의자가 있는 곳에서 쉬어요. 매장에 필요한 물건을 채워놓는다든지 다른 할 일도 많아서 사실 쉴 시간도 거의 없어요. 

많이 힘들 것 같아 보여요.
계속 서있다 보니까 허리가 안 좋으신 분들도 있고 다리가 아프다는 분들도 있고 그래요. 아무래도 반복적인 일을 하다 보니 손목 같은 부분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일하면서 손님들께 ‘감사합니다’라든지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뻐요. 이런 말을 해주시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거든요. 그런데 그런 말을 하루에 한 번이라도 들으면 그날 너무 기분이 좋고 일하는 보람을 느껴요. 간혹 손님이 돈을 홱 던지거나 카드를 기분 상하게 건네어 주면 제가 ‘낮은’ 사람이라고 느껴져요. 그런 것들이 힘들다가도 감사 인사나 격려 한 마디를 들으면 내가 상대를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더라고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본가 2019-12-07 18:09:51
톡좀해

좋아요 2019-12-05 11:41:04
Like

NomNom 2019-11-25 17:49:02
어두운 곳에 불을 비추는 건 쉽게 할 수 있지만, 그림자를 환대하는 일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보이지 않는 노동을 마주하는 이 기획기사를 응원합니다!

SpongeBob 2019-11-22 09:58:10
Humans of CMC 기사를 읽으면 성의교정 곳곳에 계신 멋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다영아 비록 넌 작고, 바보같지만 2019-11-17 10:16:46
인상적인 기사였어요! 앞으로 성젤로 직원분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생활화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