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리 마음속의 '비움과 채움', 의예과 1학년 '초월체험실습'
[르포] 우리 마음속의 '비움과 채움', 의예과 1학년 '초월체험실습'
  • 정은수 기자
  • 승인 2019.12.24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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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1박 2일을 보낸 한마음청소년수련원의 모습. (출처_천주교정부교구 홈페이지)
학생들이 1박 2일을 보낸 한마음청소년수련원의 모습. (출처_천주교정부교구 홈페이지)

 

끊임없는 연락과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 속에는 휴식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다. 가톨릭대학교 의예과 옴니버스 대표 교과목인 비움과 채움은 학생들에게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내부에 집중할 수 있는 12일간의 시간을 제공한다. 가톨릭 문화와 영성을 체험하는 초월체험실습은 비움과 채움 수업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은 경기도 양주시에 소재한 한마음청소년수련원으로 향했다.

혼잡한 반포동을 벗어나 도착한 고즈넉한 낙엽 풍경이 감싸고 있는 수도원에서는 경건함이 절로 느껴졌다. 안전 교육과 오리엔테이션 후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학생들은 수도원 주변의 산길을 돌아보며 자연의 정취를 만끽했다.

휴대전화 없이 하루에 몇 시간이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이번 체험 기간 동안 학생들은 속세와의 일시적 단절을 위해 모두 핸드폰을 제출했다. 이후에 진행된 가톨릭 문화 체험에선 비움과 채움수업의 책임 교수 김평만 유스티노 신부가 피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피정이란 가톨릭 신자들이 영성생활에 필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쇄신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묵상과 성찰 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일로,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준말이다. 그는 비록 이곳에 모인 모든 학생이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미래의 의료인으로서 영성 수련을 통해 자기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이유와 사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련된 기회라며 초월체험실습의 의의를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신학교 학생들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원과 하루가 상영되었다. 감상을 통해 학생들은 성직자와 의료인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엔 '부르심'에 대한 수녀님 두 분의 특별 강의가 이어졌다. 저녁 식사 후에는 본격적인 비움과 채움 과목 실습이 시작되었다. 3개의 조로 나뉘어 각각 마음 깨어있음 훈련(명상) 나의 인생 돌아보기 감사의 편지 쓰기 활동이 돌아가면서 시행되었다. 체험의 끝으론 사랑을 실현하는 의미로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내년 신입생들을 위한 팔찌를 제작하기도 했다. 전상수 학생(의예1)얼굴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베풀 수 있다는 게 따뜻하고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체험을 통해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신입생으로 보낸 지난 1년간의 생활을 뒤돌아보았다. 체험에 참여한 이승민 학생(의예1)“12일의 짧은 체험 기간이었지만, 동기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숙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자아성찰을 할 수 있어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훌쩍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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