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 of CMC] 이혜원, 맹효진, 김아현- 실험의학 조교선생님
[Humans of CMC] 이혜원, 맹효진, 김아현- 실험의학 조교선생님
  • 나근호 기자
  • 승인 2020.01.04 19: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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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교정을 오고 갈수록 익숙한 얼굴이 늘어난다. CMC (Catholic Medical Center)에서 수많은 사람을 보고 스치지만, 이 중 우리가 정말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성의교정 기획 코너 ‘Humans of CMC’에서는 CMC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어렵고 고된 실험 시간, 학생들은 막힐 때마다 하나같이 손을 들고 조교선생님!”을 외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늘 고생하는 실험 의학의 든든한 지원군, 실험의학 조교 선생님 세 분을 만나보았다.

​△왼쪽부터 김아현, 맹효진, 이혜원 조교선생님​
​△왼쪽부터 김아현, 맹효진, 이혜원 조교선생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아현: 저는 김아현입니다. 올해 7월에 조교로 입사해서 이제 6개월 째 학생들 실습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맹효진: 저는 맹효진 조교이고요, 작년 5월부터 실습 수업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혜원: 저는 이혜원 조교입니다. 172월부터 햇수로 3년 째 하고 있어요. 예과 학생들 실습을 진행하며 도와주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여기 실험실에서 일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아현: 석사 때 학생들을 가르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학생들을 지도하고 모르는 점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많은 보람과 재미를 느꼈어요. 학생들이 저를 통해서 배워가는 직업이 좋아서 실험 조교에 지원하게 됐어요.

 

이혜원: 저도 석사과정 때 학생들을 가르쳤었어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되는 실습 기간 동안 학생들의 실험 준비를 제가 다 했었거든요. 졸업하고 나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굉장히 비슷한 일을 하는 이곳으로 왔어요. 제가 해봤던 일이라 더 빨리 적응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맹효진: 저는 분자세포생물학 분야로 석사를 졸업하고 병원 연구소에서 일을 했었어요. 석사 때나 병원에서나 몇 년 동안 계속 연구만 하다 보니 너무 똑같은 업무의 연장선인 것 같아서 전공과 관련된 다른 일을 찾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교육 쪽 일이 눈에 띄었죠. 사실 이렇게 실습 커리큘럼이 다양하게 짜여있는 학교는 처음 봤어요. 다양한 실습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고, 모든 과목을 종합적으로 실습하면 저한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학교로 오게 되었어요.

 

실험실 조교 선생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이혜원: 일단 수업이 있는 날엔 학생들이 어떻게 조별로 실습할 건지 저희끼리 의논하고 각 조에 맞는 준비물을 다 세팅해요. 실습 직전에는 뭐 빠진 게 없는지, 결과가 이상하진 않았는지 한 번 더 체크하고 실습이 끝나면 학생들이 쓴 기구가 고장 나지는 않았는지, 물품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는지 등을 체크해요. 방학이 되면 학사일정을 미리 확인해서 실험에 필요한 도구를 구매해놓아요.

 

김아현: 그리고 저희끼리 사전 실험을 진행하는데, 이때 선생님들끼리 결과를 공유하고 같이 해석하면서 보완점을 찾아요. 만약 예상했던 것과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 어떻게 바로잡을지 교수님과 상의하기도 해요.

 

굉장히 다양한 실험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추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이혜원: 그렇죠, 어려워요. 그래서 방학 때 나오는 학사일정을 보고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저희도 미리 따로 공부하고 교수님께 여쭤볼 때도 있어요. 저기 뒤에 보면 책 많이 꽂혀있잖아요?(웃음) 늘 공부합니다.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자면?

맹효진: 기쁠 때는 아마 저희가 다 비슷할 것 같아요. 실험도 무사히 끝나고, 결과도 잘 나왔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으면 뿌듯하고 큰 보람을 느껴요. 저는 특히 2018년에 처음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18학번 학생들과 실험할 때 특히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학생들이 밝고 착해서 올해 실험의학 3’을 진행하면서 제일 뿌듯했어요.

 

이혜원: 아무래도 이 일은 학생들한테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이라 저희가 실습을 진행하고 학생들을 지도할 때 잘 따라주면 굉장히 만족도가 높아요. 보람도 있고요. 가르쳐준 내용을 빠르게 습득하면 뿌듯하죠. 그뿐만 아니라 항상 고마워해주고, 저희가 고생하는 정도를 알아줄 때 특히 보람을 느껴요. 모든 학번이 다 굉장히 잘 따라와줬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17년도에 이 학교에 와서 그런지 17학번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 친구들은 수업 외에 밖에서 마주쳤을 때도 굉장히 밝게 인사해주고, 학기 중이라 바쁠 때도 잊지 않고 생일을 축하해주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이 친구들은 나를 인간적으로 생각해줬구나 싶어서 기뻐요.

 

김아현: 저는 이번에 첫 학기를 지내면서 18학번 학생들이 굉장히 밝게 환영해주고 잘 따라준 게 좋은 첫인상으로 각인됐어요. 학생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실험을 주도적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저희 학교 실험의학 커리큘럼만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이혜원: 자연대학도 아니고 의과대학에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다양하게 실험수업이 운영되는 데가 정말 없어요. 다른 의과대학에서 저희 실험의학 과정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연락 온 적도 있었거든요. 많은 의과대학 학생들이 대부분 이해력은 빨라도 논문 해석은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우리 실험의학 과정은 매주 원리도 가르쳐주고 직접 진행한 실험 결과도 분석하니까 나중에 논문 해석할 때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학생들은 매주 늦게 끝나고 실험노트 쓰고 그러는 게 힘들겠지만, 이런 과정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10년 후 본인의 모습은?

김아현: 저는 아직 고민 중이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다시 연구를 하고 있을 것 같아요. (혹시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신가요?) Thermogenesis라는 분야에 관해서 연구해볼 생각이에요. Thermogenesis는 몸에서 열이 발생하는 현상인데, 이 현상의 여러 가지 이유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어요.

 

맹효진: 저도 아마 나중에는 연구직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저는 여기 오기 전에 내분비내과에서 일하면서 당뇨나 성인병에 대해서 연구를 했었어요. 그때는 주로 실험기구만 가지고 하는 정적인 실험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쥐를 트레드밀에 태워 운동시킨 후 관찰하는 등의 동물 실험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저도 다시 연구직으로 돌아간다면 동물 실험을 내분비 쪽에 연관시킨 동적인 실험을 하고 싶어요.

 

이혜원: 저도 향후 5-6년은 연구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저는 이전에 알츠하이머 연구를 주로 했었어요. 저도 정적인 실험보다 동물 실험이 더 재밌어서 연구를 하면 그 분야를 계속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한 10년 후에는 연구를 그만둘 것 같아요. 사실 언제부턴가 꿈이 행복하게 주변 사람들이랑 트러블 없이 지내면서 예쁘게 가정을 꾸리는 현모양처가 되는 거였어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어요. 물론 밖에서 하는 일도 재밌고 즐겁지만, 생각보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저는 가정주부로 열심히 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맹효진: 이제 실험의학을 끝낸 예과 학생들은 곧 더욱 힘들어질 텐데, 잘 이겨내서 꼭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나중에 자기 분야의 대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아현: 예과 때 하는 실험의학은 의사가 되는 첫 걸음을 떼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이제 막 시작이잖아요. 의사를 준비하는 긴 시간동안 힘든 일도 많을 텐데 자기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를 떠올리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꼭 목표한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혜원: 실험의학 2년 동안 팀이 거의 똑같이 유지됐었잖아요? 물론 그래서 힘든 부분도 있었겠지만, 갈수록 개인주의가 심해지는 요즘 서로 서로 맞춰가면서 배려해가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인성적인 부분을 스스로 많이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공부하면서 힘드니까 그런 부분을 잃기가 쉽지만 항상 신경 쓰면서 인성적으로 더욱 완벽한 사람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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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717 2020-01-06 23:32:23
혜원쌤 최고예요 흑흑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mohani 2020-01-05 01:35:00
지난 2년 동안의 실험의학 수업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게 되네요~
조교님들께 감사한 마음도 새삼 다시 드네요
좋은 기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