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 of CMC] 스타트업 “맨땅에 헤딩”中 김재훈 학생
[Humans of CMC] 스타트업 “맨땅에 헤딩”中 김재훈 학생
  • 윤지수 기자
  • 승인 2020.01.04 19: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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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교정을 오고 갈수록 익숙한 얼굴이 늘어난다. CMC (Catholic Medical Center)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보고 스치지만, 이 중 정말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성의교정 기획 코너 ‘Humans of CMC’에서는 CMC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본교 의학과 2학년 학생들로 꾸려진 팀 ‘ORUM’이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에서 주관한 ‘2019 사물인터넷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대상 수상팀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사물인터넷(이하 IoT*)은 사물에 내장된 센서와 무선 통신 기능 등을 통하여 사물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연령과 직업을 불문한 쟁쟁한 참가자들 속에서 전공과는 사뭇 무관해 보이는 의학과 학생들이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비결이 무엇일까. 그 뜨거운 열정을 취재하기 위해 팀의 리더인 김재훈(의학·2) 학생을 만났다.

*Internet of Things

△왼쪽부터 함경우, 김호중, 김재훈, 배주현 학생이 흡입기 시제품을 들고 토의중이다.
△왼쪽부터 함경우, 김호중, 김재훈, 배주현 학생이 흡입기 시제품을 들고 토의중이다.

 

대회에 나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동기 세 명과 올봄에 스타트업 스터디를 결성했어요. 강의 중에 한 교수님께서 병원보다 넓은 세상을 보라고 하시며, 모 의과대학에서는 창업 수업이 개설됐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평소에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말을 들으니 열정이 더 샘솟았죠. 근데 막상 뭔가를 하려고 하니 막막한 거예요. 우리 학교에는 사실 그런 수업이나 프로그램이 전무해서 관심이 있어도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사람이 모이면 뜻이 모일 테니까, 우선은 관심 있는 친구들부터 섭외했어요. 그렇게 스터디가 만들어졌고, 틈틈이 만나서 각자 공부한 것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임을 계속했어요. 경험도 쌓고 싶고, 스터디의 결실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항상 있었죠. 그게 대회에 나가게 된 계기였어요. 이번이 저희가 함께 나간 두 번째 대회였는데 상상치도 못한 좋은 결과가 있어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평소에도 사물인터넷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사실 저희가 원래부터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었어요. 대회에 나가고 싶어서 사물인터넷에도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아까 말씀드린 스터디 멤버 중에 저는 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경우 형은 블록체인, 주현이랑 호중이 형은 코딩 쪽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접수 마감 2주 전에 대회에 나가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준비를 부랴부랴 했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오히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됐는데 알면 알수록 굉장히 흥미로운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하신 아이디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천식 환자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치료로 사용하는 흡입기에 부착하는 기기를 아이디어로 냈어요. 기기로 환자의 흡입 세기 등을 파악하고, 그 데이터는 기기에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에 전달돼요. 환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스로 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죠. 또한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흡입기 사용법을 교육하는 서비스를 어플리케이션에 추가하기도 했어요.

 

흡입기 데이터 분석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착안했나요?

본과 2학년 1학기 호흡계 단위과정에서 흡입기에 대한 수업이 있었어요. 교수님께서 흡입기 치료가 굉장히 중요한데, 환자들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서 실제로는 치료 효과가 기대만큼 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때 영감을 얻은 것 같아요. 환자가 더욱 쉽게 흡입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대회에서 그때의 생각이 나서, 기존의 흡입기에 IoT를 융합해 지금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수상한 아이디어는 현실이 되나요?

그럼요. 현실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대회에서 수상자에게 상금과는 별도로,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팀 당 800만원까지 지원금을 주는데요. 현재까지 1차 시제품을 만들었고, 이제는 무선으로 연결 가능한 2차 시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법인 제작과 특허 출원을 검토하는 중이에요. 제품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자들을 만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의 전공이 공학이 아니다 보니 기술적 지식이 모자라서 어려운 점이 많아요. 혹시 관심 있는 공학도가 계신다면 연락해주세요.

 

수상의 핵심, 팀워크의 비결이 있나요?

학교에 다니면서 오래 본 친구들이었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서로의 새로운 장점들을 많이 발견했어요. 누구는 디자인에 감각이 있어서 도면이나 PPT를 잘 만들고, 누구는 기술적인 지식이 상당하고, 누구는 글을 잘 쓰고. 각자가 잘하는 분야가 달라서 자연스레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큰 갈등도 없었던 것 같아요. 팀원들 모두 열정이 넘쳐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거나 미루지 않고 맡은 일을 하려고 해요. 의견이 다를 때는 종종 있지만 싸운 적은 없어요. 팀원 모두가 정말 좋아요. 그리고 항상 고마워요. 다른 팀원들도 저랑 같은 생각이겠죠?

 

앞으로의 꿈이 궁금합니다.

교내에 스타트업 동아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학교에는 스타트업 관련 활동이 없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제로 표출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저희 말고도 많을 거로 생각해요. 함께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어요. 아직은 할 일도 정말 많고 누구 하나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저희도 맨땅에 헤딩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정말 재미있어요. 그리고 이 재미를 더 많은 친구와 함께할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동아리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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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2020-01-06 10:02:39
재훈씨 너무 멋있어요~

이주환 2020-01-06 03:12:49
와 정말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