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 of CMC] 의과대학 신규 개설과목 “데이터 과학” 최인영 교수님
[Humans of CMC] 의과대학 신규 개설과목 “데이터 과학” 최인영 교수님
  • 이승민 기자
  • 승인 2020.03.18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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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교정을 오고 갈수록 익숙한 얼굴이 늘어난다. CMC (Catholic Medical Center)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보고 스치지만, 이 중 정말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성의교정 기획 코너 ‘Humans of CMC’에서는 CMC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최인영 교수의 모습
△최인영 교수의 모습

Q1. 의과대학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서 2019데이터 과학과목과 빅 데이터를 분석을 위한 프로그래밍과목이 신설된 데에 이어, 2020년 신입생들부터는 데이터 과학과목이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데이터 과학빅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프로그래밍과목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데이터 과학과목이 신설되었던 작년에는 Microsoft ExcelAccess를 활용하여 기초적인 데이터의 분석 및 가공, 저장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다만 올해부터는 의료계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전반적인 기술들의 이론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전자의무기록시스템(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개인의료정보시스템(Personal Health Record, PHR),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linical Data Warehouse, CDW),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 등 기술들의 동향과 발전방향에 대해서 설명하는 과목입니다.

 

반면에 빅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프로그래밍과목은 통계 프로그래밍 언어인 R을 이용하여 데이터 분석 및 가공을 위한 코딩에 대해서 다루는 과목으로 이론적 설명보다는 학생들이 다양한 함수들을 잘 적용하고, 이를 통하여 연구 가설에 대한 통계적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목입니다.

 

Q2. “데이터 과학과 같이 정보, 통계를 다루는 과목의 개설 의의와 이를 통해 장차 학생들이 어떠한 인재가 되기를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 대부분 임상의로 활동하게 됩니다. 특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같은 3차 병원에서는 임상 연구가 의사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입니다. 이전까지 연구는 기초의학에서의 실험적 연구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임상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하는 임상 연구가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임상 연구 기초 역량 제공을 위해 데이터 분석 지식을 기를 수 있는 데이터 과학등 의료정보 관련 과목을 개설했습니다.

 

또한, 3차 병원이 아니라 2차 병원이나 개인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도 최근 디지털 헬스 케어 등의 정보 통신 기술이 의료나 건강관리에 도입되면서 환자의 효과적 치료 및 예후 관리를 위하여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능력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벤처를 창업하는 의료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업 영역이 빅 데이터나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이기에 창업 또한 데이터의 구축 및 활용 능력이 필요합니다.

 

Q3. 정보 처리를 다루기 때문에 통계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통계학처럼 학생들이 미리 알고 있으면 수업을 보다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 아니면, 학생들에게 혹시 바라시는 점이 있으신가요?

데이터 과학수업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각종 시스템의 이론적 배경 및 동향에 대해서 다루기 때문에 특별히 학생들에게 별도의 배경지식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수업에만 집중한다면 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빅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프로그래밍수업에서는 Microsoft Excel이나 Access 등의 사용법을 가르치지 않고 바로 R로 코딩을 진행하기 때문에 Excel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통계 함수들을 다룰 수 있으면 수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통계학적 이론 및 개념은 탄탄히 다져두어야겠죠. 자신이 코딩한 함수가 어떠한 통계적 의미를 지니며, 언제 사용하는지는 알아야 하니까요.

 

Q4. 2015년 클라우스 슈바브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진 이래로, 기계학습과 인공지능, 빅 데이터 등의 분야에 대중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부 또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과목의 신설 및 필수 이수 과목 지정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루닛(Lunit)Lunit INSIGHT는 흉부 X-Ray 영상 이미지에서 폐암 결절로 의심되는 소견을 발견해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등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의료영상 정보시스템입니다. 이는 영상 정보를 통한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재한 상황, 가령 개인의원이나 응급실에서 환자에 대한 판독을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해외에도 진출한 뷰노(VUNO)는 성매개감염병 진단 솔루션인 VUNO Med-TriVu, 안저영상*을 분석해 당뇨망막증*을 조기 진단하는 VUNO MedⓇ – Fundus AI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암의 재발률이나 중증도와 같은 예후를 예측하거나, 유전정보를 통해 특정 약물에 대한 부작용 검사를 하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계학습,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안저영상: 눈의 뒷부분을 촬영한 영상. 망막, 황반, 중심와, 시신경유두 등을 촬영

*당뇨망막증: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말초혈관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 중 하나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와 관련해서도 여러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예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알린 것은 캐나다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블루닷(Bluedot)이었고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보다 무려 열흘이나 앞선 것입니다. 블루닷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나 2016년 지카 바이러스 확산 또한 정확히 예측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인공지능 신약개발기업 디어젠(Deargen)이 강근수 단국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시판되는 항바이러스제를 AI 분석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예측한 바 있습니다.

 

Q5. 마지막으로 2020년도에 본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료 환경이 이전에 비해 급속하게 변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들을 가졌으면 합니다. 디지털 치료제를 이용한 치료와 같이 앞으로 환자에 대한 치료나 관리는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기술들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지 고민하기 위해 교내뿐만 아니라 외부 학회, 포럼, 심포지엄 등에 참석해 견문을 넓혔으면 합니다.

 

의과대학 내의 교육과정은 단시간에 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을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교과서에 비해 세상은 너무나도 빨리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만이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본인이 주도적, 능동적으로 외부 활동에 참석하여 여러 지식들을 얻었으면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학습을 병행하고 수차례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막연히 어려울 것이고 전문적이어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심리적 장벽을 깼으면 합니다. 또한, 데이터 소스의 수집, 분석, 저장에서는 분업이 필수입니다. 수백만, 수천만 혹은 그 이상의 데이터를 절대 혼자서 수집, 분석, 활용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협업을 위해서는 본인의 분야 외에도 어느 정도는 기본적인 지식이 요구됩니다.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 스마트폰 앱, 게임, 가상현실, 챗봇,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에 기반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것.

 

그리고 의료와 관련된 기본적인 법률들, 가령 의료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법률들에 대해 공부했으면 합니다. 의료인으로서 의료 행위를 하거나, 벤처 창업을 통해 기술을 도입하려고 할 때 법률에 제한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법률적 지식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의료계는 아니지만 최근 이슈가 되는 타다서비스가 합법성 논란에 시달리는 것처럼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고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충분한 공부를 해서 그러한 불상사를 방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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