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싸우는 여성들
코로나19와 싸우는 여성들
  • 전영재 기자
  • 승인 2020.03.18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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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과 코로나19

 

지난 8일은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참정권 보장 시위 이후 112년이 지난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2020 세계 여성의 날 조직위원회는 올해 여성 운동 캠페인 주제를 ‘#EachforEqual(각자의 자리에서 평등을)’로 정했다. 이는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평등을 실현하자는 의미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3STOP 여성파업운동을 선포하며 여성 노동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행동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코로나19 창궐 사태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 유엔여성기구 마리아 홀츠버그 인도주의 및 재난위험 특보는 "위기는 항상 성차별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BBC코리아의 분석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휴교, 가정폭력, 일선에 선 의료인들, 이주 가사 도우미 이렇게 4가지 요소가 성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개학이 연기되어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는 워킹맘들이 속출하고 있고, 격리 조치로 인해 가정폭력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되어 일하는 여성 의료계 종사자들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보건 사회 분야 노동자 가운데 70%가 여성이다. 대부분 여성인 이주 가사 도우미가 코로나19를 옮긴다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도 심해지고 있다.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 여성의 날에, 코로나19로 성차별은 더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자신의 자리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여성들이 있다. 국군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 장교들은 지난 3일 임관식을 마치자마자 코로나 최전선 대구로 투입되었다. 신임 장교들 외에 국군의무사령부 소속 간호 장교들도 대구로 갔다. 5일 국방부 SNS에 업로드된 이들의 모습이 한때 큰 이슈가 되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고 있어 쓸린 콧등에 밴드를 붙이고 환자를 돌보는 국군춘천병원 소속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육군 전문사관 16)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업로드 10시간여 만에 조회 수 15천 회를 기록했다. 그녀는 영상에서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 지역 병원 여성 간호사들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시간 함께 있는 이들은 책임감과 사명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지난 11tvN ‘유 퀴즈 온 더 블랙시즌 2에서는 ‘warriors(전사들)’라는 부제를 달고 대구 경북 지역 간호사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방송에서 서울중앙보훈병원 소속 정대례 간호사가 말한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현재 간호사들이 갖고 있는 사명감을 잘 보여주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평등을 위해 일하는 그들은 세계 여성의 날 캠페인 ‘#EachforEqual’을 누구보다 잘 실천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코로나 최전방에서 일하는 사람을 영웅, 전사라 칭하지만 정작 이들이 처한 현실, 여성에 현실은 암울하다. 여성들은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으로서, 백신을 연구하는 과학자 또는 연구자로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으로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억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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