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진정한 가치
'기부'의 진정한 가치
  • 김형렬 기자
  • 승인 2020.03.20 0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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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하기 한 달 전, 한 복지재단에 정기후원을 신청했었다. 19개월이란 꽤 긴 시간을 알차게 써보자는 나름의 다짐이었다. 뿌듯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군대 월급이 인상되기 전이라 매달 5천 원의 적은 금액을 후원했다는 것이다. 입대를 앞두고 어떻게 지냈냐는 친구의 질문에 정기후원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군대에 있는 기간 동안 매달 5천 원씩 정기후원을 하기로 했어. 너무 적은 돈이라 후원이라 하기에도 좀 그렇지만”. 친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며 인상 깊은 얘기를 해줬다. “기부를 얼마 했느냐는 그리 중요치 않아. 기부하며 다짐한 마음이 중요한 거야”. 전역 후 통장에서 빠져나간 후원금은 총 11만 원이었다.

 

최근 유명인들의 코로나 19 기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배우 이시언도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100만 원을 기부한 후 이를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했다. 기부를 알리고 격려하는 따뜻한 글이었지만 예상외로 냉담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겨우 100만 원을 내고 생색낸다라는 댓글에 이시언은 기부 인증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는 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100만 원 기부 논란에 조금 더 낼 걸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전부터 위안부 보상 문제, 지역아동센터, 국가유공자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선행을 베풀던 그에게는 가혹한 처사였다. 평소에도 꾸준히 선행을 베풀던 그를 고작’ 100만 원으로 이미지 메이킹 한다며 매도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이시언의 기부금이 다른 연예인에 비해 적다고 해서 진심을 담은 기부의 가치를 폄하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본교에서 김우원 학생이 주도하여 진행된 코로나 19 기부는 1,770만 원을 모으며 박수를 받았다. 1,101명에 이르는 재학생과 졸업생, 학교 관계자가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한 뜻깊은 기부였다. 학우들의 마음은 코로나 19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본교의 기부는 뉴스에도 보도되었다. 이어 코로나 19 사태에 3억을 쾌척한 아이유에 비해 코딱지만큼 기부했다고 자신의 이름을 아이유 코딱지라고 밝힌 학우를 조명했다. 명단을 확인해보니 아이유 코딱지외에도 적은 돈 죄송합니다’, ‘전 재산 죄송해요등 기부를 많이 못 해 죄송하다는 학우들이 있었다. 비록 본인이 만족할 만큼의 금액이 아니더라도 죄송할 필요 없다. 기부를 통해 보여준 진심으로 충분하다.

 

기부는 나의 것을 남에게 대가 없이 내놓을 수 있는 선한 행동이다.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적은 돈을 냈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비난받을 이유도, 스스로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요즘, 선뜻 무언가를 내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분명한 것은 당신의 선한 마음이 세상을 밝게 빛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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