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만화의 신), 김성모 작가를 만나다.
만신(만화의 신), 김성모 작가를 만나다.
  • 김형렬 기자
  • 승인 2020.04.03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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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다” 근성과 도전의 만화가 김성모
△김성모 작가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모 작가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거장, 화백, 만신, 그리고 성모형. 올해로 데뷔 27년 차 김성모 작가의 별명이다. 때로는 만화장인의 면모가 물씬 풍기는, 때로는 동네 친근한 형 같은 그를 만났다. 부천만화영상진흥원에 있는 그의 화실은 만화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400여 개의 타이틀, 2,200개의 단행본을 발표한 그는 지금도 만화만을 바라보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최근에도 많은 작품을 연재하고 계시더라고요.

현재 네이버 시리즈에 <NEW고교생활기록부>, 카카오 페이지에 <이철 투쟁기><고교권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웹소설에 도전하고 있어요. 저는 안주하는 것만큼 불안한 삶은 없다고 생각해요. 단행본, 잡지, 신문, 코믹스, 성인물 등 다양한 장르를 겪으면서 느낀 점이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만화 한 편이 성공했다고 해서, 돈 좀 잘 벌린다고 해서 안주해 버리면 끝나버려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출발점이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연재하죠.

 

Q2. 최신작 뉴 고교생활을 보면 대털’, ‘럭키짱등 옛날 작품과 차이점이 느껴져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저희 화실은 오랜 경력을 가진 프로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림의 기본기는 물론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죠. 게다가 이전부터 극화체로 그리던 프로들이라 작업하기가 더 수월했습니다. 웹툰 같은 그림은 극화체에 비해 난이도가 낮거든요. 중요한 것은 요즘 시대에 맞는 기획과 스토리입니다. 다만 주된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기획과 스토리를 구상하는 게 힘들었어요. 이번 <NEW고교생활기록부>는 극화체와 트렌디한 색감을 섞었어요.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연구해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Q3. 작품에 뚜렷한 철학이 담겨 있어요(그의 대부분 작품에는 근성, 노력, 권선징악이 나타난다). 젊은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작품을 만들 때 권선징악을 꼭 넣어요. 올바르고 정의로운 자가 승리하는 스토리요. ‘강건마’*를 봐요. 약하지만 친구를 위해, 사회를 위해, 정의를 위해 싸우고 결국 승리하죠. 순수한 정의를 위해 노력과 근성을 가지고 어떤 일이든 헤쳐나가요.

N포 세대(취업, 결혼 등을 포기한 세대)란 말을 들었어요. 참 슬픈 일이죠. 청년들이 뭘 선택하든 근성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사람은 어떻게든 좌절하는 시기를 겪어요. 이때 노력과 열정, 근성이 없는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없어요. 하지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은 분명 이겨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노력하지 않고 요행만 바라는 청년, 자기 머리만 믿고 인생 편하게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만 봐도, 결국 한 가지 정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이건 제가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느낀 사실이기도 합니다.

*럭키짱의 주인공

 

Q4. 김성모 작가님 하면 거장, 화백 이미지가 떠올라요. 그래서 때로는 청년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데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전부 친구죠. 마음가짐에 따라 달렸어요. 저는 항상 젊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러다보면 젊은 친구들과도 함께 어울릴 수 있어요. 최근 이말년 유튜브에 출현한 적이 있어요. 의외로 사람들이 저를 꼰대로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방송에서 이런 이미지를 벗었다고 생각합니다. 거장, 화백 같은 겉만 번지르르한 이미지보단 형 같은 친근한 이미지가 더 좋거든요.

 

Q5. 다음엔 어떤 도전을 하실 건가요?

유튜브를 준비하고 있어요. 흥행작 <대털>을 풀컬러로 재작업한 후 유튜브에 연재하는 거예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도전이죠. 배경음악도 넣고, 제가 직접 나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거죠. 신작도 공개할 예정이에요. 신작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겨냥하고 있어요. 다양한 언어 서비스도 준비하고요. 유튜브 연재가 흥행하면 자연스레 후배작가들도 저를 따라올 거예요. 교두보를 놓아주는 거죠. 저의 선배 작가들이 그랬듯, 저도 길을 터주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총대는 제가 멥니다. 믿고 따라오기만 하면 돼요.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는 김성모 작가의 눈은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만화 외길 인생 27년에 지칠 법도 했지만, 그는 마치 만화 주인공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머리가 새하얗게 바랄 때까지 그림을 그리겠다던 그의 손엔 굳은살이 잔뜩 배겨있었다.

 

가톨릭대학보사X부천문화재단 - 본 기사는 부천문화재단과 가톨릭대학보사가 공동으로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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