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현상] 4월 국회의원 선거와 위성정당
[금단현상] 4월 국회의원 선거와 위성정당
  • 전영재 기자
  • 승인 2020.04.09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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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과 꼼수

나라의 새로운 일꾼을 뽑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생 정당이 있다.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이라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신생 정당들은 사실 각각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이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위성 정당의 사전적 정의는 일당제 국가에서 다당제의 구색을 맞추기 위하여 존재하는 명목상의 정당이다. 하지만 위에 두 신생 정당의 행보는 전혀 그렇지 않다. 특이한 점은 지역구 의원 후보를 전혀 내지 않고 비례대표 의원 후보 명단만 제출했다는 것이다. 21대 총선부터 새로 정립된 이런 위성정당은 현 선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 정당이다.

 

위성정당이 탄생한 배경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다. 지난해 1227일 국회에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이번 415일 국회의원 선거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된다. 이 제도를 요약하면 정당 지지율에 따라 일정한 의석수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덕분에 정당 지지율은 높지만, 지역구에서 불리한 중소 정당들이 국회에 의석수를 늘릴 기회가 생겼다. 정확한 의석수 계산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http://www.cuk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71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이 정당 지지율에 따른 의석수를 초과한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얻지 못한다. 지역구 의석이 많아지면 그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것을 반대로 하면 지역구 의석이 적으면 적을수록 비례대표 의석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만약 거대 양당의 지지율을 그대로 이어받은, 지역구 의석이 없는 정당이 생긴다면? 그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독식할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것이 바로 위성정당이다.

 

아무도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았을 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을 때 의석수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시뮬레이션]

선거에서 각 정당이 확보한 지역구 의석과 정당득표율은 다음과 같다.

 

지역구 의석()

정당득표율(%)

A정당

100

40

B정당

80

30

C정당

50

15

D정당

20

14

E정당

3

1

합계

253

100

 

1. 위성정당이 없는 경우

 

지역구 의석()

정당득표율(%)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일반 비례대표 의석()

의석 비율(%)

A정당

100

40

11

7

39.3

B정당

80

30

6

5

30.3

C정당

50

15

1

3

18

D정당

20

14

12

2

11.3

E정당

3

1

0

0

1

합계

253

100

30

17

 

 

2. 거대 양당이 위성 정당을 만들었을 경우(A당의 위성정당 A`, B당의 위성정당 B`)

 

지역구 의석()

정당득표율(%)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일반 비례대표 의석()

의석 비율(%)

A정당

100

0

0

0

41.3

A`정당

0

40

17

7

B정당

80

0

0

0

32.6

B`정당

0

30

13

5

C정당

50

15

0

3

17.6

D정당

20

14

0

2

7.3

E정당

3

1

0

0

1

합계

253

100

30

17

 

 

 

위성정당을 이용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대신 중소 정당들의 비례대표 의석수는 거의 사라진다. 단순 수식으로 계산했을 때 거대 양당은 당연히 위성정당 창당이 유리하다. 반면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투표하는 것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당투표는 위성정당으로 해달라는 말을 했을 때 지지자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는 계산하기 힘들다. , 모든 정당투표 비율이 그대로 위성정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한 선거법 개혁은 정당의 대표성을 더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위성정당은 이 의지를 단번에 좌절시키는 이기적인 꼼수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거대 양당의 고래 싸움에 중소 정당들의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기 투표권을 어디로 겨눠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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