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되감기] 브레이킹 배드 – 하이젠버그와 박사의 엔딩
[필름 되감기] 브레이킹 배드 – 하이젠버그와 박사의 엔딩
  • 전영재 기자
  • 승인 2020.04.21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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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에는 책임과 결과가 따른다.
△AMC의 드라마 브레이킹배드(출처_구글 이미지)
△AMC의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출처_구글 이미지)

*본 기사는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약’, 가장 부도덕한 주제로 도덕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드라마가 있다. ‘브레이킹 배드는 미국 남부 사투리로 막나가다, 반항하다라는 의미이다. 그 의미처럼 이 드라마는 주인공 월터 화이트의 일탈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월터 화이트는 하이젠버그라는 가명으로 마약을 만들고, 자신의 갱단을 스스로 마약 제국이라 칭한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 월터 화이트와 비슷한 인물이 있다. 박사라는 이름으로, ‘박사방이라는 자신만의 범죄 왕국을 만들어 그곳에 왕으로 군림했으나, 결국 체포된 사람. 바로 조주빈이다.

 

월터 화이트와 조주빈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월터 화이트의 뒤를 따라다녔다. 가정 형편으로 인해 만들어진 낮은 자존감은 열등감으로 변한다. 월터 화이트의 작 중 행적을 보면 그는 항상 위에 있으려 한다. 가족 관계에서 자신의 갱단 조직까지 그는 늘 명령을 내리는 자리에 앉아있다. 조주빈은 자신을 악마라 말한다. 24세에 무직인 그의 실체는 빈약하지만, 자신을 과장하고 무섭게 표현한다. 낮은 자존감을 허세로 과대 포장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로 조주빈 역시 늘 누구보다 위에 있으려 한다. 그는 질문을 받는 위치가 아닌, 질문하려는 위치에 있고 싶어 한다. 박사방에 들어온 SBS 취재진의 물음에 그는 오히려 “PD님이 보기에 저는 악마입니까?”라고 질문했다.

 

하이젠버그와 박사

월터 화이트는 화학 교사이면서 마약상이다. 가족을 위해 세차장 알바까지 겸하는 그는 이웃들에게는 그저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 가장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후에는 마약 제조로 번 돈으로 성공한 사업가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는 악랄한 마약상이었지만, 평범한 소시민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조주빈은 학보사 편집국장이었다. 성폭력 예방 촉구 기사를 쓰고, 보육원 봉사를 정기적으로 다녔다. 네이버 지식인에 성추행 관련 조언을 남기고 보이스피싱 범죄자 검거에 도움을 준 적도 있다. 조용한 성격과 모범적인 시민이라는 가면 뒤에서 그는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아주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

 

갱단과 박사방

월터 화이트는 마약 왕국을 만들고, 그곳에 마약왕으로 군림한다. 그는 조직 내 사람들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과거의 동료였다 하더라도, 그는 배신자를 향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조주빈도 박사방의 왕이었다. 신상 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유료 회원은 돈과 함께 신분증 사진을 받는 등 매우 철저하게 관리했다.

 

인과응보

악명높은 범죄자 월터 화이트는 시즌 초반에 폐암을 선고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병은 그를 점점 죽음으로 내몬다. 하지만 그는 폐암이 아닌, 자신이 쏜 총에 죽는다. 복수를 위해 스스로 준비한 총알로 그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월터 화이트는 그동안 저지른 모든 범죄 행동에 대한 댓가를 죽음으로 치렀다.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행동에는 책임과 결과가 따른다는 지루하고 도덕적인 한마디를 5년에 걸쳐 흥미롭게 전달해냈다.

 

△조주빈의 체포와 월터 화이트의 최후(출처_구글 이미지, 넷플릭스)
△조주빈의 체포와 월터 화이트의 최후(출처_구글 이미지, 넷플릭스)

하이젠버그와 박사는 여러모로 비슷하다. 자신만의 범죄 왕국을 만들고, 이중적인 생활을 하며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월터 화이트의 이야기는 죽음으로 끝났고, 조주빈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주빈의 엔딩은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작 징역 몇 년만 받고 나올 거라는 예측이 있다. 과연 그의 행동이 고작 몇 년이라는 엔딩으로 끝낼 수 있는 것일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에 엔딩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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