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전야제
노동절 전야제
  • 윤창영 수습기자
  • 승인 2010.08.26 19:38
  • 호수 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만은 함께한 노-학 연대

지난 4월 30일(금) 저녁7시경 120주년 노동절 맞이 청년학생문화제(이하 문화제)가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개최 되었다. 이 행사를 위해 10여개 대학의 학생들이 조직한‘대학생 공동행동’의 주최로 500여 명의 학생 및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봄 같지 않게 쌀쌀했으나 △금융세계화반대 △노동기본권쟁취 △노동탄압분쇄를 외치는 학생들의 열정으로 민주광장은 뜨거웠다.

본 행사가 시작되었을 때 중앙무대의 스크린에서는‘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는연설을 편집한 동영상이 흘러 나왔다. 학생들의 시선이 중앙무대로 집중되자 장현정 고려대 공동행동단장이 무대에 올랐다.장 단장은“IMF때 노동자들의 파업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데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며“또 한 번의 경제위기가 찾아온 지금 정부는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해고 되었다”며 경제 위기의 책임을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자본가들의 위기극복에만 치중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공동행동 소속 대학생들은 발언 중간중간‘다시싸움을’,‘ 타는목마름으로’등 민중가요로 문선과 노래를 준비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의 공연이 주로 이루어져서 가벼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민중가요의 가사내용은가볍지 않다. 인하대 신금석(국제통상∙4)학생은“너무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라면 괴리감이 들 수도 있다. 오늘같이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문화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지가’로 문선을 준비한 서울대 중앙몸짓패‘골때’의 김지선(사회∙3)학생은“동지가를 선택한 이유는 청년학생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이‘동지’라는 단어로 서로 연대감을 느끼고 노동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고 싶어서 동지라는 단어가 들어간 노래로 문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는 500여 명의 대학생 및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본래 함께 하기로 했던 민주노총이 여의도의‘MBC 파업 지지 촛불집회’에 참여함으로 인해 소수의노동자들만 자리를 함께했다. 대학생들의 수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다수 노동자들의 불참은 아쉬움을 남겼다. 분쟁지역에서 평화운동을 하다가 8년 만에 귀국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상진(46)씨는“예전과 비교해 참여가 저조한 것 같다. 그때는 적어도 2~3만 명이 참가했었다. 황당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사그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말했다. 그러나 신 학생은“규모가 작아지더라도 전달되는 메시지를 받아들여 사회문제에 대해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참여 학생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학생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려‘스펙 쌓기’에 바쁘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에 더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교는 기업인원공급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남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 두렵고 무서워 구조적인 문제의식조차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사회문제에 대해 걱정할 시간도 없이 자신의 불안한 앞날에 사로잡혀 있다. 고려대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이웅진(고려대 수학∙졸)씨는“레드오션에서 사는 게 힘들다. 고려대를 졸업했지만 예전과는 달리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오늘 문화제로 노동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될 기미가 보였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10시경 문화제가 끝날 무렵까지 대학생과 노동자들은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이번년도 문화제에 노동자와 대학생의 참여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절에 참여하는 소수의 인원이 앞장서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에 그‘의미’는 줄지 않았다.


<윤창영 수습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