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컬쳐] 고전문학, 삶을 읽다.
[본인컬쳐] 고전문학, 삶을 읽다.
  • 김형렬 기자
  • 승인 2020.05.25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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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에서 종영한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어려운 책은 쉽게, 두꺼운 책은 가볍게, 지루한 책은 재밌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유명한 책들을 알기 쉽게 풀어주고, 매주 다양한 책들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기계발서 역사 정치 에세이 인문 소설 등 폭넓은 장르의 책을 다뤘다. 특히 삼국지정의란 무엇인가 도전하기 어려운 책의 진입장벽을 허물어주고, ‘걸리버 여행기’, ‘동물농장같이 학창시절에 누구나 읽어봤을 법한 책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해주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최고 시청률 3.5%를 기록했으며, ‘삼국지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 320만회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고전문학의 봄

덩달아 책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 3월 방영된 페스트편에선 코로나 19의 비극적인 상황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소설을 통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소개해주는 설민석은 페스트를 보면 가짜뉴스나 유언비어를 믿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책에서처럼 사람들이 성실하게 자신의 일상을 유지하고 연대하면 재난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페스트는 이전까지 문학작품 분야에서 판매량 70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방송 이후 1위를 달성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상황 속에서, 이겨내기 위한 용기를 고전문학에서 얻은 것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외에도 이방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등 방송에서 언급된 고전문학 전부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때 아닌 고전문학 열풍은 에세이와 자기계발서가 주를 이루던 베스트셀러 명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출판사들은 앞다투어 고전문학을 발행했다. 고전문학의 봄이 온 것이다.

 

고전문학을 읽는 이유

서울대학교 출판부는 권장도서 100선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오늘날 대학교육은 학생들이 개별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서 종합적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또한 고전이란 모름지기 인류의 지혜가 집약된 보고이며, 고전 책이 나온 당시의 그때’, ‘거기’, ‘그들에게뿐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기에 고전이라 일컫는다고 전하며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전은 인간이 가진 이성과 감정을 수천년에 걸쳐 고민하고 탐구한 결과물이다. 또한 현대인이 살아가는 100년이란 역사를 이미 수십번 되풀이하며 기록되고 고찰해왔다. '삼국지를 세 번 읽지 않은 자와는 이야기 하지 말며 삼국지를 열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는 격언이 있다. 삼국지 안엔 우정, 야망, 배신, 질투, 유희, 나태 등 인간에 인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은 사랑과 배신, 야망, 질투를 노래하고, 조지오웰의 ‘1984’는 강압과 자유를 향한 발걸음을 외친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은 부조리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회의감을, 스콧 피츠제너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허영심과 허망함을 고찰한다. 우리는 고전에서 인간을 느끼고, 인생을 살아간다.

 

2019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TOP 10에 속한 문학작품은 다니엘 콜의 봉제인형 살인사건과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단 두 개였다. TOP 100으로 범위를 넓혀도 고전문학은 찾아볼 수 없다. 고전문학의 특성상 이미 판매된 책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매우 적은 수치이다. 최근 출판업계에서는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같은 에세이나 산문 형식의 책이 유행했고, 자기계발서는 꾸준하게 책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2020년은 다르다. 어렵고 딱딱한 책으로 치부되던 고전문학이 선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잠시 접어두고 진중한 자세로 고전문학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고전이 주는 깊은 깨달음은 책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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