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학기제 도입... 갑론을박
9월 학기제 도입... 갑론을박
  • 정은서 수습기자
  • 승인 2020.06.03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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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온라인 수업의 불편함과 오프라인 수업의 불안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9월 학기제도입에 대한 찬반론이 다시 불거졌다. 공식적으로 교육부에서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것에 논의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은 상태이지만, 교육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도입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9월 학기제는 1학기가 9월에 시작되며 1월 초에 종료된다. 그 후 약 2주의 겨울방학을 거쳐 1월 말 시작되는 2학기는 6월 초에 끝난다. 여름방학은 약 3개월로 6월부터 8월 말까지이다. 9월 학기제는 선진국 표준에 맞추고자 하는 이유로 과거 정부에서부터 많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예산 부담, 사회적 혼란 등의 문제로 번번이 부결되었다. 최근 ‘9월 학기제도입에 대한 논쟁이 부각된 이유를 살펴보자.

 

수면 위로 떠오른 9월 학기제 도입 논의

9월 학기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1학기 절반 이상의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지금이 9월 학기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 14일 한 방송 토론에 출연하여 수능이 연기됐지만, 사실상 등교수업을 하면서 모의고사부터 각종 수행평가까지 20일에 한 번씩 시험이 몰려 있다9월 학기제 도입에 찬성 의사를 피력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OECD국가들은 9월 학기제를 운영 중이다. 3, 4월 학기제를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 일본, 호주뿐이다. 하지만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9월이 여름이기에 엄밀히 말하면 가을 학기제를 운용 중인 것이다. 일본 정부도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9월 학기제 도입에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도입 찬성측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9월 학기제를 도입하여 교육 국제화로 나아가자는 의견을 주장했다. 개학 시기를 9월로 조정하면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한국 학생이나,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외국 학생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량의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한 방송에서 3월 학기제는 학년이 바뀔 때 열흘 정도의 봄 방학밖에 없다 보니 교사들이 신학기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3월 학기제에서는 여름방학 한 달, 겨울방학 한 달 반, 봄방학 열흘 정도로 방학이 쪼개져 있어 방학의 활용률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애매한 봄 방학기간을 하결하고, 긴 여름방학을 활용한 여름방학 인턴 활동, 체험활동 등은 교육적 측면에서 효율적인 운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9월 학기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여러 번 논의됐던 9월 학기제 도입이 무산된 것은 반대 측 입장 역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9월 학기제 도입...막대한 사회적 손실 야기

교육부는 공식적으로 9월 학기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미 온라인 개학으로 학사 일정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일 고3 등교수업이 시작된 가운데 9월 학기제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2014년 공개한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에 따르면, KEDI가 제시한 가장 유력한 9월 학기제 도입 방식을 따를 경우 소요 비용이 12년간 약 10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9월 학기제를 실행하면 학생들이 한 번에 1.5배 증가하고, 이에 맞춰 학교 시설, 교사 수를 늘려야 하다 보니 이러한 비용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9월 학기제는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관련 법제, 정부 정책 시스템 등 모두 바꿔야 해 사회 저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9월 학기제 도입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9월 학기제가 도입되면 입시 일정은 그만큼 미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고3과 재수생의 입시 준비 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된다. 또한 고3이나 대학교 4학년의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도 미뤄진다. 이에 도입 반대 측은 개인적, 사회적 손실은 근거로 들어 9월 학기제 도입을 반대했다.

 

9월 학기제는 ROTC와 사병의 입대 시기에도 영향을 끼친다. 학기의 변동으로 인해 일시적인 초급 장교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군 입대 지원, 입대 시기에도 조정이 필요해지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양측의 팽팽한 주장이 맞서는 ‘9월 학기제도입 문제는 그 실효성과 사회적 비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객관적 효용을 따져보는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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