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실습, 다들 안녕하신가요?
병원 실습, 다들 안녕하신가요?
  • 구서영 기자
  • 승인 2020.06.1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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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원격 의료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의료교육>코로나19가 바꾼 것과 바꾸지 못한 것

최근 의료계에서 가장 핫한 주제는 원격의료. 동시에 코로나19는 전세계 교육현장에 원격교육이라는 뉴노멀방식을 도입하게 했고, ‘(zoom)’을 비롯한 여러 화상 회의 솔루션은 기존의 업무용 목적을 넘어 원격교육용 매체로 널리 채택되면서 발 빠르게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렇다면 원격 의료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본교의 경우 예과와 간호대 1, 2학년은 녹화영상이나 을 통한 비대면 강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본과 1학년의 해부 실습은 더 이상 연기하기 어렵다는 학교의 결정 하에 기존 두 달에서 3주로 단축되어 511일자로 시작되었다. 본과 3, 4학년과 간호대 3, 4학년은 이미 병원 실습을 진행 중이거나 시작을 앞두고 있다.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병원 내 감염이 보도되는 상황에서 이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학과 특성상 졸업 요건으로 필수 실습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실습을 대체할 수 있는 원격 의료교육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 기술은 과연 의료 실습을 대체할 수 있을까? 최근 전세계에서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몇 가지 최신 기술들을 통해 원격 의료교육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이동성의 한계를 보완하다 아바타인(avatarin)‘

 

(출처_aibusiness)
(출처_aibusiness)

지난 해 일본의 ANA 홀딩스가 공개한 아바타인(avatarin)’은 쇼핑이나 여행 등을 비대면으로 체험할 수 있는 원격조종 로봇 플랫폼이다. ‘아바타인얼굴부분에 해당하는 태블릿 모니터에는 영상 통화를 하듯 사용자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로봇이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바퀴가 달려 있는 부분에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위치에서 원격으로 로봇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511(현지 시간) 소니 그룹이 공식적으로 아바타인과의 협력을 체결하여 로봇 성능을 향상시킬 계획임을 보도하였다.

 

ANA 홀딩스는 아바타인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고령자, 환자들의 원격 체험을 다각화할 것이라 말한다. 또한 아바타인을 통해 일반 대중들도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며 인류의 오랜 염원인 이동시간의 단축을 이뤄낼 수 있다. 의료 교육에서 아바타인이 쓰인다면 어떨까? ‘아바타인의 이동 가능성은 비대면 병원 실습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애플이 움직인다_단순 관전을 넘어서 직접 시행으로

 

△애플안경의 예상 이미지(출처_포브스)
△애플안경의 예상 이미지(출처_포브스)
△맥북용 웨어러블 장갑(출처_patently apple)
△맥북용 웨어러블 장갑(출처_patently apple)

미국의 기술 미디어 웹사이트 CNET은 지난 514(현지시간) 애플이 2022년을 목표로 증강현실 (AR) 기술과 가상현실 (VR) 기술이 결합된 헤드셋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증강현실(AR)이란 현실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결합하여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가상현실(VR)이란 컴퓨터를 통해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 사용자가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애플이 개발 중인 헤드셋은 렌즈의 투명도를 조절함으로써 AR 모드와 VR 모드를 모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또한 애플은 지난 5웨어러블 장갑(wearable interactive user interface)’의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웨어러블 장갑은 맥이나 아이패드 등의 기기에 명령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입력 기술이다.

 

‘AR/VR 안경웨어러블 장갑은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이다. 이 기술들이 원격 의료교육에 사용된다면 어떨까? 첫째, 실습 인원의 제한이 사라질 것이다. 현재 병원에서의 실습은 수술실 등의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기에 한 번에 소수의 인원들만 참석 가능하다. 하지만 신기술을 이용한다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수술 현장을 생생하게 참관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 숙련도에 국한받지 않고 여러 술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인체를 본떠 만든 모형을 이용하여 술기를 연습할 수 있지만 이는 실제 사람과 확연히 달라 보이기 때문에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AR/VR안경과 같은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한다.

 

신기술은 의료교육뿐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2018년 미국의 Maryland 의과대학은 스탠포드, 존스홉킨스 연구 팀과 함께 수술실에서의 증강현실 도입을 시연했다. 외과의들은 microsoft사의 HoloLens AR headset을 착용하였는데, 이 기기를 착용하면 수술대 위 환자의 몸에서 부위별 바이탈 사인이나 데이터들이 바로 나타난다. 이는 의사로 하여금 수술 도중에 정확한 정보 대신 눈과 직관에만 의존하는 일을 방지해주며 동시에 정보의 통합을 쉽게 해준다.

 

AR/VR기술은 수술 이전에 ‘pre-operative imaging’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이는 의료인들로 하여금 보다 편안한 자세로 수술에 임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임으로써 팀의 협력을 도울 수 있다. 실제로 University of Texas Health science center에서는 2018년 세계 최초로 AR을 도입한 부비강 수술을 시도했다. 아직은 기본적인 시연 단계에 있지만 AR/VR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술기를 시행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혹시 모른다. 수술실에서 이들을 마주하는 것이 뉴노멀이 될지도.

 

원격 의료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 대체가 아닌 넘어서기까지

물론 원격 의료교육이 병원 실습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전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그 가능성에 도전 중이고, 이는 이번 코로나 19를 계기로 가속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19가 끝난 후에도 팬데믹 사태는 언제 다시 우리를 위협할 지 모르기에, 2의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원격 의료교육 기술은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격 의료교육이 단순히 거리두기의 연장선으로서만 필요한 것일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히 대체할 수 있을지가 아닌 넘어설 수 있을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원격 의료교육은 의료교육의 지역 격차라는 비대칭성을 격파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미래에는 전세계의 최첨단 의료 기술을 손쉽게 전달받고 전수할 수 있을 것이다. mHealth*의 역할은 새로운 형태의 의료로 계속해서 그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mHealth(mobile health):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환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환자 정보와 질병 상태들을 분석하여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미래의 원격의료 교육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변화의 기류를 받아들일 준비는 물론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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