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들어 낸 마음 속의 벽
스스로 만들어 낸 마음 속의 벽
  • 김세정 기자
  • 승인 2009.08.26 14:53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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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기

기자는 학보사에서 줄 곧 성심교정의 소식만을 주로 취재했기 때문에 성신교정이나 성의교정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개교기념학보인 194호의 기획 취재를 위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성의교정에 갈 일이 생겼다. 성의교정에 가기 전만 해도 “성의교정 구성원들은 냉담하다, 타 교정에게 배타적이다” 등 성의교정에 대한 두려움이 쌓이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나 또한 성의교정으로 가는 길 내내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지하철 안에서 인터뷰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기자는 성의교정의 앞에 도착해 큰 건물에 놀라며 만나기로 한 취재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 내 앞에 나타난 성의교정의 학생은 평소 생각했던 날카롭고 쌀쌀맞은 의대생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학생의 모습은 나와 같이 지극히 평범하고, 환하게 웃는 얼굴을 가진 남학생이었다. 그 순간 당황했다. ‘내가 생각하던 의대생이 아닌데’하고 말이다. 그 남학생에게 걱정을 안고 인터뷰의 첫 질문을 던졌는데 돌아오는 반응이 너무나 적극적이었다.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 이번에는 그 의대생이 질문 했다. “성의교정에 대한 이미지가 어때요? 궁금해요.” 그 질문에 기자는 솔직하게 말했다.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사람들만 모여있는 곳이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그 학생의 답변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 서로를 잘 몰라서 그런가 봐요. 세 교정이 떨어져 있으니까 이러한 오해가 생기네요.” 인터뷰 내내 내가 물어보고 싶었지만 실례가 될까봐 참고 있었던 질문을 오히려 성의교정의 학생이 자진해서 해주니 답답함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들었던 성의교정에 대한 이야기로 큰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내가, 직접 성의교정을 취재하면서 ‘그게 아니였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직접 겪어보지 않고, 내 마음의 벽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성의교정 사람들이 다른 교정을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더 성의교정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내가 직접보고, 경험한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서 이미 내 마음속에서 결정지어버리며 살아왔던 것 같다. ‘백문(􂲩􂮲)이 불여일견(􂵾􃐵􃥓見)’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 남들이 정형화 해놓은 틀 안에 나의 생각과 마음을 결정지어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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