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칸 국제 영화제에 두 한국 영화, ‘헤븐 : 행복의 나라로(가제)’와 ‘반도’가 공식적으로 초청되었다.
지난 3일 오후 6시(현지 시각)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2020 오피셜 셀렉션’(2020 official selection)을 발표하였다. 올해는 총 2067편의 응모작 가운데 56편이 공식적인 초청작으로 선정되었다. 56편의 초청작품 중 한국 영화로는 임상수 감독의 ‘헤븐 : 희망의 나라’와 연상호 감독의 ‘반도’가 포함되었다.
임상수 감독은 이전에 ‘그때 그사람들’(2005년, 감독주간) ‘하녀’(2010년, 장편 경쟁부문) ‘돈의 맛’(2012년 장편 경쟁부문)을 통해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경험이 있다. 올해를 비롯하면 네 번째로 칸의 초청을 받게 되었다.
이번 작품으로 임감독은 ‘돈의 맛’ 이후 8년 만에 칸의 부름을 받았다. ‘헤븐 : 행복의 나라’는 우연히 만난 두 남자가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의 이야기이다. 배우 최민식은 교도소에 복역하는 중에 인생의 행복을 찾기 위해 일탈을 감행하는 죄수 번호 ‘203’역을, 배우 박해일은 그런 ‘203’을 우연히 만나 예견치 못한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되는 ‘남식’역을 맡았다.
임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칸이 이 영화를 흥미롭게 봤다니 재미있다. 포스트 코로나의 한국 관객이 이 영화를 통해서 작은 위로라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전에 칸과 여러 번 인연을 맺었던 최민식은 “칸 공식부문 초청 소식에 기쁘다. 개인적인 네 번째 칸 영화제 초청의 소감보다 이 영화가 가진 의미와 주제가 국제적 관심을 받은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이어서 박해일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던 임상수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을 한꺼번에 만나 배우로서 소중한 시기를 보낸 경험이 많다”며 “두 분 및 많은 제작진 덕분에 칸 영화제라는 큰 영광을 누리게 되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상수 감독에 이어 연상호 감독의 ‘반도’ 또한 칸의 부름을 받아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장편 애니매이션 작품 ‘돼지의 왕’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어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부산행’으로 제69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되어 칸영화제 집행원장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리고 ‘부산행’의 후속작인 ‘반도’를 통해 세 번째 칸의 초청을 받게 되었다.
영화 ‘반도’는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이 출연하며 ‘부산행’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리퀄 작품이다. ‘부산행’ 이후 4년이 지나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이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강동원은 바깥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폐허가 된 반도에 들어가야만 하는 ‘정석’역을, 이정현은 폐허가 되어버린 반도에서 살고있는 ‘민정’역을 맡았다.
자신의 작품이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는 소식에 연감독은 “‘부산행’에 이어서 다시 한번 칸영화제에서 ‘반도’를 초청작으로 선정해준 것이 무척 기쁘다. ‘반도’의 장르적 재미와 시의성에 대해 공감해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보낸다”라며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에서 ‘반도’를 처음 소개한다는 벅찬 기대는 현재 상황에서 불가능하겠지만 어서 전 세계 영화계가 조속히 정상화되어 언젠가 또 한번 그 떨리는 감격의 축제에 참석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반도’와 ‘헤븐 : 행복의 나라로’는 각각 7월과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 문화 활동을 멈추게 된 지금, 두 영화가 지루한 일상을 잠시나마 깨워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