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보여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제
[르포]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보여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제
  • 김형렬 기자
  • 승인 2020.07.3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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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4회를 맞은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4년 간 부천을 빛냈던 이제까지의 영화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레드카펫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년 찾아오는 화려한 배우, 감독, 업계종사자 등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영화제 초청작 및 독립영화를 스크린에서 보여주기 위해 자원봉사자와 스태프는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9, 24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개막했다. 영화제의 상징인 레드카펫이나 사진촬영은 전부 생략되었다. 개막식 및 폐막식은 간소화됐다. 영화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많았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및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프라인 영화제를 진행한다는 이유였다.

 

코로나는 없다... 방역시스템을 통한 만반의 대비

 

이에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프라인 영화 상영을 소풍 CGV 한 곳에서 진행됐다. 이전까지의 영화제는 부천 CGV와 소풍 CGV 두 곳에서 진행되었지만, 방역과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한 곳에 8개의 영화 상영관을 마련한 것이다.

 

△전신소독기
△전신소독기

방역 시스템은 빈틈없이 철저했다. 방역 순서는 체온 측정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입력 입장 팔찌 착용 전신소독기 통과 상영관 입장으로 이뤄져 있었다. 체온 측정과 손소독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QR코드 전자출입명부 및 입장 팔찌를 통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또한 전신소독기를 설치해 무증상 감염자에 관해서도 대비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친절한 미소로 방역시스템에 어색한 관객들을 도왔다. 상영관은 하루 네 번 전문 방역업체가 전 좌석을 소독하고 있으며, 관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 소독 휴지를 지급하고 있었다. 또한 거리두기를 위한 좌석엔 주황색 테이프를 부착하고 정원의 3분의 1 정도의 관객만 관람이 가능하게 해 상영관 내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켰다. 임진순 BIFAN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사실상 취소된 칸 영화제 등 국제적인 영화제들이 올해 극장에서 작품을 상영한 BIFAN을 주시하고 있다""코로나19 시대 영화제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영화제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방역 절차
△방역 절차

개막식과 폐막식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80여명의 영화계 인사만이 참여했다. 참여하지 못한 강신일김혜수안성기엄정화전도연정우성을 비롯해 엑소시스트윌리엄 프리드킨 감독 및 개리스알렉산더O. 필립라자트 카푸르 감독 등은 응원 영상으로 함께 했다. 또한 국제영화제 사상 최초로 언택트 폐막 파티가 열렸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파티에서 수상자, 심사위원, 영화인들은 신철 집행위원장, 정지영 조직위원장과 함께 화상으로 건배사를 나눴다.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온오프라인 동시 개막을 추진했다. 분명 낯선 풍경이었다. 영화인들의 축제라는 느낌도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때문에 영화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24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무사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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