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식품의약처... 코로나19에 이부프로펜 사용 자제 권고...그 이유는?
미 식품의약처... 코로나19에 이부프로펜 사용 자제 권고...그 이유는?
  • 한동균 수습기자
  • 승인 2020.08.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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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와 이부프로펜 모형

최근 코로나19 감염병 백신 개발이 난항을 빚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를 찾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유행 사태 때와는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 가능성이 높은데다 백신 개발 임상 시험에 차질까지 생기자 대증요법*과 각종 약물 투여를 통한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미국 식약처와 WHO는 진통, 소염제 사용에 대하여 주의사항과 권고사항을 공표했다.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는 경우, 이부프로펜의 사용 자제와 더불어 파라세타몰로 대체하여 사용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병의 원인을 찾아 없애기 곤란한 상황에서, 겉으로 나타난 병의 증상에 대응하여 처치를 하는 치료법.

 

파라세타몰과 이부프로펜의 대체 사용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해당 약물들의 대략적인 기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파라세타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타이레놀로 알려져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다. 주로 해열, 진통제로써의 기능을 수행하며, 소염 작용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부프로펜의 경우, 해열, 진통 작용과 더불어 항염, 소염제로써도 기능한다. 따라서 염증이 심한 대부분의 경우, 소염제의 작용을 기대하며 이부프로펜을 복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WHO는 이 부분을 지적하며 소염제의 기전이 오히려 코로나19 환자의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프랑스 복지부 장관이자 신경과 전문의 출신인 올리비에 베랑(Olivier Veran)"이부프로펜, 코르티손 등 항염증 약제의 복용이 코로나19 감염의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고, 프랑스 툴루즈 대학병원 의사인 장 루이스 몬타스트루크(Jean-Louis Montastruc)"발열이나 감염이 있다면 NSAID(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합병증 위험을 명심해야 한다"는 경고를 하였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권고와 위험성 경고가 잇따르면서 WHO는 사용 자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러한 전문가들의 판단에는 최근 발표된 의학논문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 그들은 영국 의학저널 랜싯의 한 논문을 통해, 이부프로펜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로 이를 복용하면 코로나19와 결합하는 세포표면 단백질 수용체를 늘리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식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도치 않은 약리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다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공식 입장에 반대의견을 제시한 기업도 있다. 바로 이부프로펜 성분 제재인 뉴로펜을 생산하는 영국 제약사 레킷벤키저이다. 해당 기업은 "최근 제기된 코로나19의 증상 완화를 위한 이부프로펜을 포함한 스테로이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의 사용에 대한 우려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소비자의 안전은 회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나아가 "모든 의약품은 현지 보건당국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엄격하게 규제되며, 현재 대부분의 유럽 보건당국은 여전히 코로나19의 증상 치료의 방편으로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의 적절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이부프로펜이 코로나19 감염 환자에서 악영향을 미친다는 어떠한 명시적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직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아 명확한 정보를 알 수는 없지만,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일말의 위험과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논란의 의미가 있다. 더불어 그 양상과 기전이 예측 불가능한 바이러스인 만큼 치료제나 증상 완화 약물의 선택에 있어서도 신중한 투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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