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알파벳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알파벳은 무엇입니까?
  • 전영재 기자
  • 승인 2020.08.2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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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맹신보다 활용에 집중하자

최근 사람을 구분하는 4개의 알파벳이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이른바 ‘MBTI 성격 유형 지표는 사람의 성격을 유형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MBTI 성격 유형 지표는 내향(E)과 내향(I), 현실(S)과 직관(N), 사고와(T) 감정(F), 판단(J)과 인식(P) 4개의 척도가 있으며, 척도별 알파벳을 조합해 총 16개 성격 유형을 제공한다.

 

한국 MBTI 연구소는 16개 성격 유형 각각의 별명을 붙이고 각각의 행동 특징을 해설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관련 문화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성격 유형 별 궁합을 알려준다거나 나와 가장 비슷한 유형의 유명 연예인을 찾아주는 사이트도 생겼다. 네이버 웹툰은 ‘2020 최애캐의 MBTI’를 통해 만화 속 등장인물들의 MBTI 유형을 공개하고 있다.

 

MBTI 열풍은 온라인상에서만 부는 것이 아니다. MBTI를 이용한 마케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자신의 성격 유형에 맞는 알파벳이 각인된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최근 배민주문유형검사 MBTI’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카오는 MBTI 성격 유형에 맞는 선물을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기획전을 운영 중이다. 심지어는 알바 공고와 취업 지원 서류에 MBTI 유형을 요구하는 곳도 생겼다. 실제 Fortune 100대 기업 중 89곳에서 MBTI 검사 결과를 사용하고 있다.

 

2030 세대는 MBTI에 열광하고 있을까? 코로나19의 확산이 MBTI 열풍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있다. 누구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잠재적 전파자가 될 수 있어, 사회와 타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MBTI는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한표식의 역할을 하고 있다. 16개의 확실하게 정해진 성격 유형과 행동 특성들이 타인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적 요인 외에도 MBTI 성격 유형별로 행동 특성이 정리되어 있다는 것 역시 큰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만약 누군가의 성격 유형을 안다면, 그 사람의 행동 특성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16개의 성격 중 우월하거나 열등한 성격이 없다는 특징도 있다. 성격별 강점과 약점만 존재할 뿐 어떤 성격은 나쁘고, 어떤 성격은 좋다같은 통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BTI는 학술적 배경이 필요 없고,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점이 대중화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MBTI는 쉽고 빠르게 정형화된 개성을 찾아낼 수 있으며, 개성을 중시하는 2030 세대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MBTI 열풍이 맹신으로 이어지는 것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연예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BTI 검사는 자기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검사 결과에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어 자신이 속한 심리 유형이 자신을 모두 설명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심리 검사 사이트 ‘16Personalities’MBTI 검사가 아니다. 이 사이트는 MBTI 성격 유형의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한 사이트로 모든 MBTI 검사는 원칙적으로 유료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취업지원처와 학생생활상담소에서 무료로 MBTI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2학기부터는 온라인 3C원클릭통합지원시스템에서도 MBTI 검사를 해볼 수 있다.

 

결국 MBTI는 무작정 따르기보다, 잘 해석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MBTI 검사 결과를 맹신하기보다는 참고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신과 남을 평가하고 구분하기보다,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에 MBTI 결과를 사용해보자. MBTI는 그 무엇보다도 유용한 도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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