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꼬밥 이모를 만나다.
“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꼬밥 이모를 만나다.
  • 전영재 기자
  • 승인 2020.09.25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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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학생들의 공강 시간을 든든하게 채워준 꼬밥은 오늘도 문을 열었다. 코로나19의 후폭풍 속에서도 꼬밥 이모는 학생들에게 늘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본보는 이런 꼬밥 이모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간단한 자기소개 및 가게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가대를 사랑하고 꼬밥을 7년째 운영 중인 김문희라고 합니다. 기숙사 아이들하고 자취하는 아이들이 인스턴트를 먹지 않도록 건강한 집밥을 먹여주는 것이 제 가게 목표에요.

 

Q2. 꼬밥 이름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꼬는 닭강정, 닭을 뜻하고 밥은 컵밥을 의미해요. 제가 한 3개월에 걸쳐서 생각한 이름이에요. 로고는 저희 딸이 직접 그려준 거랍니다.

 

Q3. 컵밥 장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일본어 전공으로 관광업을 26년 했어요. 인사동에서 사업을 했는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손님이 확 줄었어요. 이후 가게를 처분하고 반찬가게 운영도 해보고 이런저런 사업을 많이 했죠. 하지만 생각처럼 잘은 안 되더라고요. 그때 자녀가 두 명 모두 대학을 갔는데 돈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적은 자본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봤죠. 우리 아이 한 명이 가대 심리학과에 응시한 적이 있는데, 여기가 먹을 곳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 여기서 학생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면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4. 꼬밥의 첫 오픈 날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꼬밥 오픈은 2014215일 방학 때 했어요. 첫 오픈 날이 방학 중이라 손님은 없었던 것 같네요. 오픈 후 한동안은 지나가는 학생들이 종종 오는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11월에 어떤 친구가 저희 가게를 대나무숲에 건강한 집밥으로 소개를 해줬어요. 그때 이후로 아이들이 점점 많이 오더라고요.

 

Q5. 최근 반찬 판매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시작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3, 4월에 코로나로 정말 힘들었죠. 장사를 하나도 못 했어요. 8월까지는 수입 없이 빚만 늘어났죠. ‘꼬밥을 지킬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를 정말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결국은 꼬밥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고, 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걸 찾아봤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전 반찬 장사 때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그 친구가 학생들이 정말 좋아할 거라고 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 친구가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린 거에요. 댓글이 막 8~90개가 달리는 것을 보면서 조금 힘들더라도 반찬 장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답니다.

 

Q6. 가톨릭대 학생들에게 할인을 해주거나, 장학금 기부를 꾸준히 하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카드 수수료 부담이 좀 컸죠. 차라리 이 수수료를 안 내고, 학생들에게 좀 더 돌려줄 방법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온 것이 가대생 현금 특별 할인이죠. 장학금을 기부한 지는 이제 3년이 지났네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학생들의 사랑에 대한 보답을 해주고 싶어서죠. 가게 위치가 좋은 것도 아닌데, 학생들이 정말 많이 사랑해줬잖아요. 제가 홍보를 안 해도 학생들이 홍보해주고. 이렇게 받은 사랑들을 우리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7. 코로나19로 최근 대학로 주변 소상공인분들에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역시 매출이죠. 매출이 없고 월세는 나가니까 빚이 계속 늘어났죠. 그렇다고 건물주에게 무작정 월세를 깎아달라고 말은 못 하겠더라고요. 여기 주변 소상공인 분들은 모두 다 같은 생각을 할 거에요. 이제는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코로나를 함께 극복할 방법을 찾는 게 참 힘드네요.

 

Q8.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일단 배달을 하면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나와요. 이 쓰레기가 우리를 더 힘들게 할 거라 생각해요. , 배달 서비스 수수료가 30% 정도인데 이게 가게랑 학생들 모두에게 부담이 되더라고요. 저는 저렴하게 학생들에게 밥을 주고 싶은데, 배달하면 그게 힘들어져요.

 

Q9.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자체나 정부에서 여러 경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셨나요?

150만원 준 거로 월세를 딱 두 번 냈어요. 저희 가게가 그런 거지 다른 가게는 월세 한번 낸 곳도 많을 거예요. 그렇다고 나라에서 매달 월세를 줄 수는 없겠죠. 저는 돈을 더 주는 것보단, 이 코로나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만드는 게 젤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10. 학생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나요?

일단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2014년 개업해서 지금까지 가대 친구들이 사랑하고 아껴줘서 너무 고마워요. 쏟아지는 배달의 물결 속에서도, 잠시 꼬밥의 존재를 기억하고 사랑해준다면 최선을 다해서 친구들이 사랑하는 컵밥을 계속 드리고 싶어요. 우리 가대 친구들, 꼬밥 친구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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