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동아리’...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
‘방치된 동아리’...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
  • 김형렬 기자
  • 승인 2020.09.26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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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교내 동아리방
△굳게 닫힌 교내 동아리방

대학의 꽃’, 동아리가 자취를 감췄다. 시끌벅적한 웃음소리로 북적이던 학생회관과 니콜스관의 동아리방은 진입금지 테이프로 꽁꽁 묶여있었다. 문고리는 켜켜이 쌓인 먼지로 덮여있었다. 동아리방 출입이 금지된 지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동아리는 새내기새로배움터가 취소된 이후 마땅한 활동 없이 방치됐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동아리는 지쳐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228, 모든 학생자치단체방 및 동아리방의 출입이 제한됐다.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서였다. 오프라인 모임이 빈번한 동아리의 경우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한 조치였지만 동아리에겐 치명적이었다. 신입부원 모집부터 난관이었다. 새내기새로배움터와 늘품제가 동시에 취소되고, 오프라인 홍보 및 모집 활동이 제한되며 동아리의 매력을 발산할 수 없었다. 홍보는 sns에 국한됐다.

 

코로나 19가 지속되자 몇몇 동아리는 온라인 활동에 나섰다. 우영경 밴드실험 회장은 공예분과의 경우 오프라인 모임이 필수지만, 동아리방도 출입이 불가능해 온라인으로 활동하고 있다줌을 통해 회의, 친목, 연주, 행정업무까지 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총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뚜렷한 대책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민서 총동아리연합회 상임 비대위장(이하 비대위장)비대위에서 동아리한테 특정 활동을 부탁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동아리 자체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진행하는 것 밖에 없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내년이 더 큰 걱정... 동아리의 존폐가 달려있다

코로나 19가 지속되면서 붉어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수인계다. 기본적으로 동아리는 1학년과 2학년 위주로 활동한다. 또한 기수제로 이뤄져 있어 2학년이 1학년에게 동아리 활동이나 행정사안에 대해 인수인계를 한다. 하지만 2020년도엔 코로나 19로 인해 신입생이 적고, 활동을 하지 못해 인수인계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김민서 비대위장은 많은 동아리가 인수인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이번년도는 차치하더라도, 이 상태로 가다간 존폐위기에 처하는 동아리도 있을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1년 간 함께 활동하며 쌓는 유대감은 동아리 활동 및 유지에 필수 요소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유대감을 쌓기엔 역부족이었다. 우영경 밴드실험 회장은 신입부원과 간간히 연락을 하거나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작년에 비하면 친밀감이나 유대감이 덜 하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 828일에 열린 제 2차 정기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다맛제 취소가 공지됐다. 이날 회의 진행을 맡은 김민서 비대위장은 동아리만의 특색 있는 부스운영이나 길거리 공연, 중앙무대 공연을 위해선 오프라인 모임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큰 변화가 없는 한 동아리는 온라인 활동밖에 할 수 없다.

 

최근 동아대학교에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며 오프라인 모임 규제가 더욱 심화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2학기를 바라본 동아리 입장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마땅한 대책 없이 반년 넘게 방치된 대학의 꽃은 점점 시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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