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한 하우스'를 위하여
'해피한 하우스'를 위하여
  • 장재란 수습기자
  • 승인 2011.08.31 11:49
  • 호수 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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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그날따라 유난히 잠이 안와, 핸드폰을 켜고 싸이월드에 들어갔다. 그 중 한 친구의 다이어리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고시텔에서 자취중이라는 그 친구는 자신의 생활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이 새벽에 아무 할 일이 없고, 외로움과 갑갑함이 목을 누른다. 혼자 살면서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된 요즘, 새벽에 쉽게 잠들기가 힘들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왜 난 불을 켜지 않으면 낮과 밤도 구별하지 못하는 이 조그만 방에서 살아야하지? 내가 무슨 죄를 진건가?” 한 동안 ‘죄’하는 단어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해피하우스. 이 곳이 자취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며 취재를 시작했다. 성동구 주택지원과 팀장의 안내 해피하우스의 취재는 시작됐다. 해피하우스의 남자 기숙사 골목은 학생들이 그려놓은 아기자기한 그림들 때문에 보기가 좋았다. 예쁜 글씨체로 ‘해피하우스’라고 적힌 조그만 간판도 산뜩해보였다. 그러나 곧 이상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모텔’ . 해피하우스의 주변을 둘러보고 놀랐다. 해피하우스의 위치는 학생의 편의를 고려하여, 학교와 근거리에 지어졌다. 또한 남자 기숙사와 여자기숙사에 대한 분리도 잊지않고 배려하였다. 그러나 구청에서 선정한 공간은 모텔 숲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여자 기숙사는 보안이 비교적 잘 되어있어, 그 기숙사에 사는 여자 학생들만 문을 열수 있도록 돼있다. 여자 기숙사는 남자 기숙사와 마찬가지로 1실에 2인이 사용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2인이 사용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았다. 방안을 구경하고 나오다가 여자기숙사 안으로 들어온 남자팀장님과 대면했다. 팀장님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인 것은 맞지만, 여학생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 앞에서 언급한 점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진정 ‘해피’한 대학생 주거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해피하우스는 지역주민과 구청, 대학교가 함께 기획한 공간이다. 해피하우스와 같은 주거공간은 대학생들의 주거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비교적 값싼 비용으로 이용하는 기숙사, 지역주민들에게 지원받는 쌀과 반찬들, 구청에서 지원하는 주거유지인력 등으로부터 받는 일종의 ‘보호’가 대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제적인 문제 해결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 ‘베풂의 미학’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배려를 받고 사회에 나아갔을 때, 우리는 베풀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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