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사회에 노인 혐오 범죄는 가속화되어..
고령 사회에 노인 혐오 범죄는 가속화되어..
  • 조유진 기자
  • 승인 2020.10.08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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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202065세 이상 고령화 인구는 8215천 명으로 전체의 1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노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고령 사회이다. 그런데도 상대적 약자인 노인을 향한 혐오와 범죄는 오히려 증가해 노인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70대 노인의 집에 무단 침입해 폭행한 후 금품을 갈취하고 도망한 60대 여성은 노인이기 때문에 범죄를 당해도 힘이 없어서 저항하지 못할 것이고,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인이기 때문에 더 쉽게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 대상 범죄가 증가하면서 분명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노인을 무차별 폭행해 중상해를 입힌 30대 남성부터 혼자 사는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70대 남성, 그리고 90% 이상이 친인척 사이에서 발생하는 노인 학대 및 유기 범죄까지. 사회의 관심 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약자인 노인들은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채, 이유 없는 혐오 범죄로 고통받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9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61세 이상에 대한 범죄 유형 별 범죄 시계자료에 따르면, 61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요 범죄 시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시계는 범죄의 종류별 발생 빈도를 시간 단위로 분석한 것으로, 2015년에는 피해자가 61세 이상인 강력범죄 사건이 1,181건으로 445.0분당 1건이 발생했으나, 2019년에는 1,339건이 발생해 392.5분당 1건으로 범죄가 발생하는 간격이 좁아졌다.

 

게다가 20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시계는 지능 범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간이 느려졌으나,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시계는 모든 분야에서 그 간격이 짧아졌다. 이는 현재 노인이 20세 미만의 아동·청소년보다 범죄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범죄 예방 노력은 물론이고, 노인 범죄 특별 처벌법이나 노인 신고 센터 마련 등의 사회적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 노인들은 우리와 같이 치열하게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지금 젊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도 시간이 지나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것이다. 이는 현재 젊은 세대가 노인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도 가까운 미래에 그들과 같이 원하지 않는 차별을 당하거나 사회적 편견에 부딪힐 수도 있으며, 그저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노인을 배려하고, 공경하는 성숙한 시민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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