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양재원 교수와 코로나 블루에 대해 얘기하다
심리학과 양재원 교수와 코로나 블루에 대해 얘기하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10.14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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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포털 인크루트와 비대면 알바 채용 바로 면접 알바앱 알바콜에서 설문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7명이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처럼 코로나19 시기에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을 코로나 블루라고 한다. 이에 코로나 블루가 생긴 이유와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본교 심리학과 양재원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 양재원 교수의 모습
△ 양재원 교수의 모습

Q1.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무기력함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이런 코로나 블루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코로나19라는 전 사회적인 전염병으로 인해 발생한 우울감의 증가를 흔히 코로나 블루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코로나바이러스가 생물학적으로 우울감을 더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잖아요. 코로나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발생한 상황의 변화가 우리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죠.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집 안에만 있어야 하고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해요.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과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죠. 이 두 가지의 요소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핵심인 것 같아요. 인간은 결국 활동하고 사람을 만나는 과정 중에 행복과 기쁨을 느끼기 마련인데 그럴 만한 기회들을 코로나가 방해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우울함을 느끼는 이유이지 않나 싶어요.

 

Q2. 코로나 앵그리도 코로나 블루의 현상 중 하나인가요?

코로나 앵그리가 코로나 상황이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분노 표출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라면, 그것은 스트레스라는 거죠.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다양해요. 우울감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고 자기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사람도 있는 거겠죠. 우울함이 지나쳐서 앵그리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분노로 표현하는 거죠.

 

다만, 여기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분노 조절이 안 되는 것을 코로나라는 상황으로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앵그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있어요. 예를 들면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과 일주일간 여행을 같이 간다고 쳐요. 꿈같은 시간이겠죠. 그런데 이 여행이 한 달이 넘어가고 6개월이 넘어간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싸우지 않기 어려워요. 좋아하는 사람끼리도 서로에 대한 거리 두기 없이 24시간 붙어있으면 갈등의 소지들이 발생하죠.

 

여기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문제는 어쩌면 붙어있지 않았어야 할 사람들조차도, 예를 들어 기존에 가족, 룸메이트 등 서로 갈등이 있는 사람들끼리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 한다면 공격적인 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과거에 원치 않는 오랜 시간의 관계가 지속될 경우 공격적인 태도들이 늘어난다는 연구들도 있고요. 일종의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현상을 경험한 직후에 이혼율이 올라간다는 연구 보고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마스크를 안 쓰고 버스에 탔는데 (버스 기사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적을 받고 기사를 폭행하는 현상을 보고 코로나 앵그리라고 하죠. 그건 코로나 앵그리가 아닙니다. 분노 조절을 못 하는 것입니다.

 

Q3. 코로나 블루 예방법, 그리고 극복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코로나 블루 예방법은 원인에 답이 있어요. 밖에 나가지 못해서 활동이 줄고,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문제, 이것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거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안전한 상태에서 우리의 일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코로나19를 경험하기 전의 일상을 유지해야 해요. 학생들도 예전에는 아침 8, 9시에는 일어나서 10시쯤에는 활동을 했잖아요. 1교시 수업 듣는 친구들은 7시에는 일어나서 8시에 (밖으로) 나왔고요. 지금처럼 9시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듣는 것은 일상을 유지하는 게 아니거든요. 될 수 있으면 안전한 상황에서 일상을 유지해야 하고요. 그리고 활동을 좀 늘려야 해요. 요즘 홈트레이닝을 많이 한다면서요. 그런 것들도 안전한 상태에서 자기 활동 늘리는 것 중 하나에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잘 쓰고 자신의 활동량을 유지해야 해요.

 

사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조금 더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관계는 다른 방식으로 유지해야 해요. 이때 SNS만 하는 것은 최악이에요. 기본적으로 코로나 시대 이전에도 SNS에 대한 몰입도와 우울감은 정적 상관이 있어요. SNS에 대한 몰입도가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거든요. (SNS를 제외하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요. 대표적으로 전화죠. 요즘 학생들 전화도 잘 안 하죠? 문자와 카톡을 보내죠. 그런데 문자보다는 음성의 관계가 훨씬 더 사람과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요소거든요. 전화 통화를 한다던가, 아니면 줌이나 스카이프 같은 비대면 상황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잖아요. 그런 다양한 방법들을 이용해 상호작용을 유지해야 해요.

 

그러니까 SNS를 자제하는 게 중요하고 안전한 일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밤에 게임하고 SNS하고 1011시에 일어나서 동영상 녹화된 거 틀고, 튼 것도 집중하는 게 아니라 침대에 드러누워서 스마트폰 스트리밍만 하다가 출석 체크만 하고 이게 최악이에요. 걱정이에요. 그러고는 나 우울하다 그러면 안 돼요. (웃음) 안전한 일상을 유지해야 해요.

 

양재원 교수는 학생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되찾을 것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이 조언을 받아들이고 실천해 본인이 우울감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도 돌보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한다면 코로나19를 극복하여 사회와 우리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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