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총장 선출제 운동, 총학생회에 대학 민주주의를 묻다
다시 시작된 총장 선출제 운동, 총학생회에 대학 민주주의를 묻다
  • 조유진 기자
  • 승인 2020.10.18 14:1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자보 전문

지난 924, 총학생회 파랑이 SNS와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게시해 총장 선출제 운동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총학생회 박형우(국제·4) 총학생회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총장 선출제 운동 시작 배경이 어떻게 되는가?

총장 선출제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라 작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총장 선출제 운동은 작년 5월 전체 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학생 대표자들이 모여 토론과 협의를 통해 인준을 받았다. 현재의 총장 선출제 운동은 지금의 총장제를 넘어 우리 대학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게다가 유수의 대학들이 총장 선출제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우리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해서 대학 운영을 해보자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모든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반드시 모든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한 대학의 총장은 대단히 중요한 위치다. 그런 위치가 단순히 이사회 소수의 의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시스템과 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총장 선출제가 우리 학교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로 소통의 부재다. 이는 사실 가장 큰 문제인데, 코로나 19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일방적인 태도로 임했고, 이는 사실 소통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 제시하는 방향 등이 합리적인지는 토론을 통해서 검증해야 하는데, 현재 가톨릭대학교에는 그런 소통 구조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재단 이사회에서는 총장을 4년에 한 번씩 임명한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들의 의견보다 재단 이사회의 의견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게 만들기 때문에 구성원들에게도, 학교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두 번째로는 현재 대학 민주주의의 흐름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특히 서울 주요 대학들에서는 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하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단국대 등의 주요 대학들이 그렇게 결정하고 나아간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시대의 흐름에 분명히 편승해야 한다. 그게 바로 시대정신이고,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도 민주적인 소통을 하는 방향으로 같이 나아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105일부터 온·오프라인 수업이 병행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불만들이 많은데, 이는 바이러스에 잠복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오프라인 병행 수업과 같은 중요한 사안들이 구성원들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정말 아쉽다. 이런 요구들은 학생들의 단순한 투정이 아닌 삶과 안전에 관련된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현재 이것에 대해서 굉장히 무감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 단순히 전인교육을 위해서라고 말하기에는 학생들의 불안과 우려가 크다. 이번 사태는 총장 선출제가 필요한 이유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통하지 않으면 권력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며, 총장 선출제도 앞서 이야기한 흐름 중에 하나다. 어떻게 우리 공동체를 더 민주적으로 운영해나갈 것인가. 사실 총장 직선제가 필요한 이유는 학생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

 

Q. 총장 선출제와 관련해 학교에 요구한 내용이 있나?

사실 우리가 총장 직선제를 당장 시행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총장 직선제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오랜 논의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점도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총장 직선제는 결국 민주적인 방식을 단계별로 밟아나가는 것의 초석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제1 요구사항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를 만들어서 학생 및 교직원 구성원의 대표가 참석하고, 그곳에서 논의를 통해 1, 2순위를 정한 후 이사회에서 마지막으로 채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요구하는 것은 성심 부총장을 임명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는 성심, 성의, 성신, 대외협력 총 네 개의 부총장석이 있으며, 대외 협력을 제외한 성심과 성의, 성신에서는 학칙에 따라 부총장을 두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성심 부총장(교학부총장)4년째 공석으로, 이는 엄연한 학칙 위반이다. , 원종철 총장 신부 취임 이후 4년 동안 학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 사립 대학 감사 중에 있는데, 이는 분명히 감사에 저촉되는 사항이다. 굉장히 위험하고, 위법성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교수들 중 임명하던 부총장직은 현재 공석으로 있다.

*근거: 직제규정 제 241, 3/ 학칙 제 14722

 

Q. 총장 선출제 운동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지금은 작년부터 쭉 달려와서 전학대에서 인준을 받고,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1,400명 가까이 서명 운동을 받는 등의 노력을 했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5월 말부터 시작해서 현재도 진행 중이다. 현재는 개선 요청서와 서명한 것들, 대자보 등을 모두 포함해서 이사회 재단에 서신을 보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우리에게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 분명한 건, 지금 당장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자는 것이 아니다. 총장 선출제를 시행하자는 것이다. 총장 선출제 운동은 대자보도 붙였고, 서신도 보냈고, 이후 가톨릭 이사회에 면담 요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학생들의 대면 강의가 시작된 만큼 최대한 방역 안전을 지키는 선에서 관련 내용을 학생들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다.

 

총장 선출제가 쟁취하기 힘든 일인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것이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운동에 학생들이 직접 모여서 행동으로 동참하지 않더라도, 총장 선출제가 왜 시행되어야 하고, 어떻게 시행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가톨릭을 부정하고 신부의 총장 취임을 막는 것이 아니다. 우리 학교의 건학 이념인 가톨릭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어떻게 더 좋은 대학을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이기 때문에 학우님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 부탁드린다. 버락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 가져오는 변화나 더 좋은 시기를 기다리기만 한다면 결국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사람들이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찾는 변화다함께 우리가 되어,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가자고 학우분들께 간곡히 요청드린다.

 

한편, 총장 선출제에 대해 학생들은 학생의 선호가 학교의 발전을 이끈다는 보장이 없고, 가톨릭 재단 측의 권한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고 개혁의 실현 여부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을 드러내면서도, “타 대학처럼 끝까지 연대하고 쟁취해서 이뤄내야 한다. 학생들 개개인이 흩어지면 안 된다”, “·공립대학이 아닌 사립대학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도하는 게 당연하다며 보다 나은 학교로 발전할 기회가 되리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유주원 2020-10-20 11:26:44
민주적인 총장 선출제를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