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내면 살 수 있다, 민간자격증
돈만 내면 살 수 있다, 민간자격증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11.1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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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 사이트에 민간자격증을 검색하면 몇몇 블로그에서 관련 사이트를 추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민간자격증이란 국가 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발행하는 자격증을 의미하며 국가 공인 민간자격과 등록 민간자격으로 나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12월 기준 민간자격증의 개수는 약 33천 개로 그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민간자격증은 대부분 돈만 내면 취득이 가능하다.

 

일례로 한 민간자격증 사이트에서는 정해진 기간에 60% 이상의 강의를 수강하면 자격증 시험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강의 수강자는 해당 시험에서 60점 이상의 점수를 얻으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심지어 시험 예상 문제와 답이 사이트에 미리 올라와 있어 답을 보면서 시험에 참여할 수도 있다. 실제로 블로거들이 남긴 후기를 보면, 다양한 사이트에서 비슷한 조건만 맞추면 손쉽게 자격증을 취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민간자격증은 취업할 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민간자격증의 수가 많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취득한 민간자격증이 국가 공인 민간자격증인지 등록 민간자격증인지 혹은 미등록 민간자격증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록 민간자격증을 국가 공인 민간자격증이라 생각하고 수료했으나 기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미등록 민간자격증을 등록 민간자격증으로 착각해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민간자격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572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등록 민간자격을 가진 사람이 마치 공신력 있는 자격증을 가진 것처럼 행동해 사람들을 속이는 행위다. 민간에서 수료 받은 심리상담사 자격증만으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심리상담센터의 경우 별도의 인허가 없이 면세사업자로 신청만 하면 국가자격증 또는 국가자격증에 준하는 자격증이 없더라도 운영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돈으로 산 등록 민간자격증만으로 사람들을 상담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민간자격증은 민간 자격의 체계적 관리와 국민들에게 정확한 민간자격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격증이다. 하지만 현재 민간자격증의 개수가 만 단위를 넘어가면서 이들이 과연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민간등록증, 돈만 내면 살 수 있는 민간등록증에 관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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