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컬쳐]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 속 여행...‘달러구트 꿈 백화점’
[본인컬쳐]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 속 여행...‘달러구트 꿈 백화점’
  • 정은서 기자
  • 승인 2021.01.19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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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었던 동화 속 판타지는 어른이 된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더군다나 팬데믹 시대의 상실과 단절 속에서, 동화는 이루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며 어른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전자책으로 먼저 나온 뒤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져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들어야만 갈 수 있는 마을, 꿈을 파는 상점 등 어른들의 동화적 판타지를 자극할 만한 독특한 컨셉을 배경으로 한다.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단지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잘 때 얕은 잠과 깊은 잠을 4~6회 정도 반복한다. 그리고 꿈은 주로 렘수면 시기라 불리는 얕은 수면시간에 발생한다. 성인의 경우 렘수면은 일반적으로 총 수면의 약 20~25% 정도이다. 이는 밤 수면의 90~120분에 해당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렘수면 단계에서 뇌파를 측정했을 때, 깨어있는 사람의 뇌파 파형과 비슷할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꿈을 꾸는 동안 어딘가로 여행을 다녀오는 게 아닐까 하는 낭만적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꿈에 관한 연구는 오늘날까지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태몽, 데자뷔, 예지몽, 하늘을 나는 꿈, 옛 애인이 등장하는 꿈 등 우리는 꿈속에서 다양한 주제의 꿈들을 접하고 그 원리에 대해 한 번쯤 궁금증을 품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 지난밤 꿨던 꿈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해몽을 찾아보기도 하는 등 꿈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미지의 영역이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마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이러한 꿈의 속성을 잘 이용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는다. 잠든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마을이 소설의 배경이다. 이곳에는 달러구트가 운영하는 꿈 백화점이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인데 온갖 꿈을 모아 판매하고 느낀 감정의 절반을 후불로 받는다.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로 사고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을 등장시켜 꿈에 대한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꿈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꿈 백화점이 정말 존재하는 곳은 아닐까 상상하게 만든다.

 

이 소설의 특징은 작가가 섬세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미지의 영역인 꿈속 이야기를 재치있게 잘 녹여냈다는 점이다. 그 예로, 한 에피소드에서 태몽은 부모가 제때 잠을 자지 않아 그 주위의 사람을 물색하며 꿀 사람이 결정된다고 해석했다. 이 부분은 특히 태몽과 관련 경험이 있는 독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포인트로 뽑히기도 했다. 또한 호감이 있는 이성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은, ‘설렘 꿈을 구매하고 얻게 되는 꿈으로 풀어냈다. 한 독자는 책을 읽고부터 꿈을 더 다양하게 꾸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 현실을 떠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 반영된 것일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1월 첫 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상상은 자유의 영역이 아닌가. 각박한 일상의 고단함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환상 속 세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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