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파고 이후의 인공지능: AlphaFold
[칼럼] 알파고 이후의 인공지능: AlphaFold
  • 김승근 기자
  • 승인 2021.01.31 0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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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Mind는 어떤 인공지능을 만드는가
복잡한 3차원 단백질 구조를 나타내는 모형 / 출처: DeepMind
복잡한 3차원 단백질 구조를 나타내는 모형 / 출처: DeepMind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인공지능 회사는 어디일까? 많은 곳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이다.

알파고 이세돌 대국 장면 / 출처: 한국기원
알파고 이세돌 대국 장면 / 출처: 한국기원

 

한국을 대표하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이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대국을 벌였던 게 20163월이었다. 당시 필자는 딥마인드라는 회사가 구글의 자회사라는 것 외에는 해당 회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대국 이후 알파고가 다른 세계적인 바둑 기사들을 연달아 이기며 전 세계 챔피언이 되고,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스타크래프트마저 점령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까지도 딥마인드를 게임 전문 인공지능을 만드는 회사로 생각했다. 그러나 알파고 이후로 딥마인드가 해 온 연구들은 정말 다양하고, 놀라웠다.

 

딥마인드 로고
딥마인드 로고

 

먼저, 딥마인드가 알파고 이전에 어떤 일을 해 온 회사인지에 대해서부터 알아보자. 딥마인드(DeepMind Technologies Limited)는 데미스 허사비스가 2010년에 설립한 영국의 인공지능 전문 회사로, 2014년 구글에 인수되었다. 처음 딥마인드가 주목했던 분야는 게임이었다. 바둑(AlphaGo)뿐만 아니라 체스(AlphaZero), 스타크래프트(AlphaStar), 보드게임 등 다양한 게임에 대한 인공지능을 만들었고, 결과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인간 챔피언들을 뛰어넘었다.

 

딥마인드의 새로운 성취: AlphaFold(알파폴드)

딥마인드는 2018CASP(Critical Assessment of protein Structure Prediction)라는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CASP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1994년에 만들어진 대회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그렇다면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게 왜 필요할까?

 

단백질은 모든 생물체에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생물체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며 세포 안의 각종 화학반응의 촉매 역할(효소), 항체를 형성하여 면역을 담당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이러한 단백질의 기능을 이용한다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도 있고, 쓰레기를 분해하는 효소를 가진 박테리아를 합성해 환경 문제 해결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단백질의 기능을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백질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그림. 20여 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지구 상에 현존하는 단백질의 종류는 2억 개 정도이다. / 출처: DeepMind
단백질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그림. 20여 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지구 상에 현존하는 단백질의 종류는 2억 개 정도이다. / 출처: DeepMind

 

단백질의 기능을 알기 위해선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서열이다. 이는 2000년대 이후 Human Genome Project와 여러 시퀀싱 기술의 발달로 상용화되었다. 둘째는 단백질의 구조이다. 단백질은 단순히 아미노산이 직선 형태로 연결된 채로 존재하지 않고 여러 작용에 의해 꼬이고 꼬여 복잡한 3차원 구조를 만든다. 그래서 같은 서열이더라도 그 구조가 다르다면 다른 특성을 갖게 된다.

Human Genome Project: 사람의 DNA 염기 서열을 규명하기 위한 국제적 연구로 1990년에 시작해 2003년에 완료되었다.

시퀀싱(Sequencing): 생물 고분자 물질(biopolymer)을 이루는 기본 단위 구조를 알아내는 것. 여기에선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서열의 순서를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이 단백질의 구조를 알아내는 과정은 매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이었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백질 구조 분석과 관련한 알고리즘 개발을 촉진하고자 CASP라는 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알파폴드가 참여하기 전까지도 CASP는 점진적인 성과를 거둬오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에 알파폴드가 참여하면서 그 정확도는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년 후인 2020년 대회에서 알파폴드 2는 정확도에서 100점 만점에 90점대를 기록하며 객관적으로도 유의미한 구조 예측을 이뤄냈다.

딥마인드는 해당 결과를 토대로 네이처(Nature) 지에 논문을 내고 해당 프로그램을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 업로드했다. 알파폴드의 업적에 대해 네이처 지는 2020930이것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It will change everything)’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알파폴드의 성과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훨씬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게 해 단백질을 활용한 여러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CASP 우승 프로그램들의 단백질 구조 예측 정확도 / 출처: DeepMind
역대 CASP 우승 프로그램들의 단백질 구조 예측 정확도 / 출처: DeepMind

 

알파폴드 외에도 딥마인드는 다양한 곳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다.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한 안구 질환의 진단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의 개발,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여 환경 오염을 줄이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개발 등등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겨오고 있었다. 딥마인드 홈페이지 혹은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면 그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글 등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게임으로 시작해 점점 더 다양한 분야로 적용되고 있는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기술들을 보고 있으니 정말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체감하게 됨과 동시에 앞으로 변하게 될 미래의 모습은 어떠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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