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at CMC] 유태룡, 박용수 – 해부학교실 조교선생님
[People at CMC] 유태룡, 박용수 – 해부학교실 조교선생님
  • 이승민 기자
  • 승인 2021.02.0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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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교정을 오고 갈수록 익숙한 얼굴이 늘어난다. CMC (Catholic Medical Center)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보고 스치지만, 이 중 정말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성의교정 기획 코너 ‘People at CMC’에서는 CMC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왼쪽부터 유태룡, 박용수 조교선생님
왼쪽부터 유태룡, 박용수 조교선생님

 

어렵고 고된 해부 실습 시간, 학생들은 막힐 때마다 하나같이 손을 들고 조교 선생님!”을 외친다.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늘 고생하는 해부학 실습의 든든한 지원군, 해부학교실 조교 선생님 두 분을 만나보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유태룡: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연구강사로 일하고 있는 유태룡이라고 합니다. 2012년 본교 의과대학 졸업 후 2013년부터 해부학교실에서 조교로 4년간 근무 후, 연구강사로 4년째 일하며 올해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용수: 2015년에 본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2016년부터 해부학교실에서 일하고 있는 박용수입니다. 4년 간 조교로 근무 후 올해부터 연구강사를 맡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해부학교실에서 일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유태룡: 저는 먼저 연구를 전업으로 하고 싶어서 기초의학 관련으로 진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초 연구의 큰 틀을 신경과학이나 암 중에서 고민해보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암보다는 신경과학 관련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신경과학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교실들을 당시 찾아보니 해부학교실, 생리학교실, 약리학교실 등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해부학교실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개인적으로 학창 시절에 해부학교실 교수님들과 친분이 있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해부학교실과 기초의학 전공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교수님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보며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박용수: 저도 유태룡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연구원이 조금 더 저의 주도적인 성향을 보여줄 수 있는 직업군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기초의학 관련으로 진로를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현재 해부학교실 주임교수님이신 김인범 교수님이 학창 시절에 자문 교수님이였던 점도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저학년 때부터 실험실을 볼 기회를 주셔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연구를 직업으로 하는 것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것을 빨리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교실에 갈지보다는 어떤 연구를 할지를 더 고민했습니다. 신경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던 상황에서, 김인범 교수님 실험실이 신경의 형태와 기능을 연구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민 없이 해부학교실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관심 있으시거나 하고 계신 연구 분야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유태룡: 처음에는 신경과학 중에서 신경 줄기세포와 관련한 연구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쪽 분야를 하고 있지는 않고, 뇌졸중이나 외상으로 손상된 뇌에서 신경아교세포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박용수: 신경과학 연구를 하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조직이나 기관 위주로 연구하는 방식과 특정 단백질이나 물질 등이 관여하는 모든 조직, 기관에 관한 연구를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저는 망막이라는 조직에 집중하여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상 망막의 신경 회로 구성에 대해 형태학적으로 밝혀내고 신경 세포들이 어떻게, 어떤 이온 통로로 작동하는지 밝혀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병적인 상황에서 망막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부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Q. 해부학교실 조교 선생님들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유태룡: 사실 여느 대학원생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이 없으면 보통 아침에 학교로 와서 연구를 진행합니다. 직접 실험을 할 때도 있지만 논문 검색 및 공부, 연구 결과가 쌓여 논문을 쓸 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구가 일인 만큼 매일매일 하는 것이 달라서 일과라고 부를 만큼 삶이 규칙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피곤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루틴이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에 신경 쓰고 고민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는 점에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용수: 연구일과는 유태룡 선생님과 거의 유사합니다. 실험을 준비하고 수행할 때도 있지만, 실험이 막힐 때는 문헌 검색을 하며 공부하기도 합니다. 실험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결과를 정리하고 방향 설정을 합니다. 그리고 연구의 특성상 1~2주에 한 번은 일정을 점검하고 새로 계획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험 결과에 따라 추가로 진행할 실험이나 문헌 검색이 있기도 하고 도중에 수업이 생기는 등의 일정 변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험, 공부, 수업의 연속으로 꾸준하게 비슷한 생활인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계속 바뀌는 거 같습니다.

 

수업이 있는 날은 다른 일을 하기 어려워 거의 수업에 매진하게 됩니다. 실험의 경우 온전히 실험에 쓰는 시간 이외에 준비 시간, 정리 시간 등이 있어서 그날 주된 실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수업이 들어오면 이 시간이 어긋나서 수업이 있는 날에는 실험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수업과 관련된 업무로는 실습실에서 실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 외에 수업 준비 등이 있습니다.

 

Q.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것이 있으셨나요?

 

박용수: 연구와 관련해서는 학회에 가서 처음으로 제가 주도적으로 일한 것을 발표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특히 해외 학회에 가서 논문으로 봤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도 하고, 제가 발표한 내용을 사람들이 지적해주는 등 서로 교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지도할 때는 첫해 수업 끝나고 해부학 종강 뒤풀이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유태룡: 저도 박용수 선생님처럼 해외 학회 갔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연구 활동은 지식의 끝에서 정말 조금의 새로운 것을 확장해 나갑니다. 이러한 연구의 특성상, 한국에서 혹은 학교에서 연구하고 있으면 옆에 있는 동료들이 연구하는 것들도 서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연구를 하고 있을 때는 가끔 제가 하는 연구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회, 특히 큰 해외 학회에 가면 누군가는 제가 연구한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이야기를 할 때 매우 뿌듯한 거 같습니다. 처음 갔을 때도 그랬지만 매번 갈 때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항상 재미있고 보람을 느끼고 이걸 위해 1년을 열심히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수업과 관련해서는 저도 첫 해부 끝나고 학생들과 뒤풀이 할 때도 기억에 남지만, 그것보다도 첫해 조교 실습 들어갔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선배였다가, 1년 지났다고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되어서 선생과 선배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 재미있었던 거 같습니다. 선생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선배처럼 알려주기도 하면서 학생들을 처음 지도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혹시 가톨릭대학교 해부학교실만의 독특한 점이 있을까요?

 

유태룡: 먼저 기증자분들이 많으셔서 시신 수 대비 학생 수가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학생들이 원한다면 31조도 가능하지만, 실습 시간의 한계상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몇 년 전까지는 4명이 한 조로 실습한 적도 있는데 학생들이 힘들어해서 한 조당 인원을 5명으로 늘렸습니다. 다만, 올해는 COVID-19 때문에 조 수를 줄이기 위해서 61조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 모두에게 충분한 실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장점 같습니다.

 

박용수: 아무래도 이론 수업은 의과대학들이 서로 비슷하겠지만, 실습 면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유태룡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 이외에 교실 내에 선생님들도 많이 계셔서 실습을 꼼꼼하게 챙겨줄 수 있는 점이 확실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의과대학을 졸업한 조교 선생님이 3명씩 들어오는 학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선생인 동시에 선배이기도 하니까 학생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선배로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학생들이 좀 더 꼼꼼하게 구조물들을 보고, 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학생들은 할 것이 많다고 힘들어할 수도 있겠지만요. 다른 학교의 경우 한 조당 인원이 10명이 넘어 절반가량의 학생들이 실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조교 선생님들 수도 적어서 각 조마다 꼼꼼히 챙겨주기 어려운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앞으로 10년 후 선생님들의 모습은?

 

유태룡: 먼저 독립된 연구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독립된 연구자가 되어 저만의 주제를 갖고 제가 궁금한 것에 관해 연구하면서 지내는 것. 그리고 가능하면 학생들 교육에도 같이 참여하며 발전해 나가고 싶습니다.

 

박용수: 저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립된 연구자가 대부분 교수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모교면 좋겠지만 어딘가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교수가 되어 제 독립된 실험실을 가지고 대학원생, 연구원들도 뽑아서 연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Q. 혹시 기초의학 전공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박용수: 외부 환경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직업군인 것 같습니다. 물론, 교수나 책임연구원급이 되지 못했을 때 갈 곳이 애매하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성실성과 꾸준한 노력이 있다면 다들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으면 정부 정책 등에 흔들리지 않고 자유롭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부족하지도 않고요.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초의학 전공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유태룡: 연구를 하다 보면 재미와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지원하는 학생 수는 임상과 비교했을 때 물론 적겠지만, 그래도 학교 전체로 봤을 때 2~3년에 1명 정도는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후배 연구자들이 많이 생겨서 나중에 독립 연구자가 된 후 재미있는 연구들을 같이 많이 진행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태룡: 새 교육과정으로의 개편과 더불어 COVID-19의 창궐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면서 다들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 대부분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합니다. 마무리까지 잘 해서 다들 진급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용수: 저도 학생들이 유급을 많이 안 해서, 내년에 같은 수업에서 또 만나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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