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수업, 이대로 괜찮을까?
대면 수업, 이대로 괜찮을까?
  • 조유진 기자
  • 승인 2021.03.06 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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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300명대를 웃돌고 있다. 쏟아지는 신규 확진자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가톨릭대학교 재학생들은 대면 등교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본교는 1주차 수업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안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원하지 않더라도 유증상자가 아닌 이상 당장 38일부터 대면 출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총학생회가 진행했던 수업 운영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5일 결정된 수업 운영 방식에 대해 대다수의 학생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택 등교 제도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매우 만족했으며, 64.8%의 학생들이 선택 등교 제도 도입을 1.5단계, 혹은 2단계 이상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해당 자료를 총학생회에서 전달했음에도 본교는 수업 운영 기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고수했다.

 

지난 223일 이루어진 부총장 면담에서도 답변은 똑같았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부총장은 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대면 수업이 필수적인데, 2.5단계는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선택 등교를 적용했지만, 그 이하 단계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라며 선택 등교 요구안이 반려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선택 등교에 대해서 대다수의 교수가 (선택 등교를) 원하지 않고, 학생의 본분이 학문에 정진하는 것인 만큼 대면 수업이 최소한으로도 필수적이라며 선택 등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설 연휴 이후 다시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조짐이 보이면서 연세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숭실대 등 다수 대학은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대와 서강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은 일부 비대면을 채택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본교와 비슷한 로테이션 방식을 채택했으나, 개인의 자율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면 여부를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다수의 주요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을 연이어 채택한 것을 보았을 때, 단순히 학문에 정진하기 위해서 대면 등교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난 31, 총학생회 다함은 지난 면담 이후 추가적인 논의조차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부총장 면담 보고 결과에 대해 학교 본부는 변화되지 않은 정책과 불통 행정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학교를 믿어줄 것을 강요하고, 제대로 된 지침을 마련하지 않고 합리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현재 해당 면담 보고 내용은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 다시 게재되어 많은 학생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다수가 작년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교내에서 발생한 후에야 비대면으로 전환했는데, 이러한 대처를 보고 학생들이 어떻게 학교를 신뢰할 수 있겠냐는 입장이다. 또한, 한 학생은 교수들이 원치 않는다고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교육이고 학교인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등 학교의 대응에 실망을 드러냈다.

 

코로나19 백신 투여가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이다. 학습권 보장을 이유로 대면 등교를 강행하는 것이라면, 학생 개인이 본인의 사정에 맞게 등교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 등교제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추가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학교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학교에서, 다른 대안 없이 대면 수업을 강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다시 한번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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