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좋은 동물원’은 존재하는가
[칼럼] ‘좋은 동물원’은 존재하는가
  • 정은서 기자
  • 승인 2021.03.22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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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이라는 장소를 떠올렸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그려지는가? 누군가에게는 설렘, 즐거움 가득한 우호적인 이미지가, 또 누군가에게는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인위적 공간이라는 부정적 공간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동물원을 둘러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입장 역시 다양하다. 동물원 옹호론자들은 야생동물의 종 보전, 멸종 위기종의 연구 목적을 근거로 들어 동물원의 순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동물원이 어린이의 정서 발달 과정 중 동물과의 교감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말한다. 반면 동물원 반대론자들은 오래전부터 동물원은 그저 인간의 쾌락을 충족시키기 위한 산업적 측면으로만 발전해 왔다고 주장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상업적 목적의 시작

그렇다면 동물원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 기원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의 여러 나라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진출하면서 동물을 포획해

 

데리고 오는 숫자가 늘어나게 됐다. 당시 이 동물들은 돈이 되었고, 동시에 동물은 일부 귀족이나 특권층이 보유하는 진귀한 물건 그 이상의 가치가 되었다. 동물을 사고팔고 전시하는 것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동물원의 기원이 상업적 목적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일까, 동물원에서의 동물 복지를 둘러싼 문제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우리나라 기후에 맞지도 않는 외국 동물을 데리고 와서 죽으면 또다시 수입해 온다거나, 동물 쇼에 동원하기 위해 모진 훈련을 강행하는 등 동물원 동물들을 둘러싼 비윤리적 행태들이 그 사례이다.

 

비윤리적 행태...전체적 시스템을 지적해야 할 때

특히 최근 대구의 한 동물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물원을 휴업한 채 동물들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방치시켜 논란이 되었다. 이 동물원은 코로나19 이후 수도와 전기까지 끊기자 동물들을 혹한에 무방비로 방치시키는 등 매우 비윤리적인 행태로 많은 사람을 분노하게 했다. 대구시는 해당 동물원에 대해 폐장 조치를 취했지만, 전문가들은 단편적인 하나의 사건이 아닌 전체적인 시스템의 문제로 보고 개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물원의 관리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동물원 문제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동물원은 대부분 동물을 인형이나 놀이기구 등 공원의 부속 시설로서 관리하고 있다. 왕민철 감독은 동물원의 현실을 담은 영화 동물, 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공영역에서의 동물원을 언급했다. 그는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국립 동물원을 신설하고 공공 동물원을 그 부처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동물원이 존재하기 위해선 우리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논란이 된 실내 동물원의 경우, 교육적 목적에서의 순기능을 언급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사회적 교훈은 그저 나보다 약한 존재는 내 맘대로 만질 수 있다정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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