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대회에 나가보자
나만의 대회에 나가보자
  • 김윤주 기자
  • 승인 2011.10.05 15:39
  • 호수 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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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본교에 못 보던 포스터들이 많이 붙어 있다. 총장배 프레젠테이션 대회, 토론 대회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회들이다. 대회 홍보 포스터에는 대회의 정보와 함께 푸짐한 상금도 나와 있다. 이들 대회의 1등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무려 100~200만원에 달한다. 학생들이 이런 포스터들을 본다면 대회에 참여해서 흔히 말하는 스펙도 좀 쌓아보고 잘 해서 상금까지 타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어, 근데 나는 이 대회를 준비할 여유도 없고 실력도 없는 것 같아.’하며 자신 없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몇몇 학생들은 대회에 나갈 마음을 미리부터 접는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도대체 이런 대회들은 왜 만드는 거야? 괜히 비교되게.’ 어쩌면 이것이 각종 수많은 대회들이 가진 두 얼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회에 나갔을 때 좋은 점은 자신의 실력을 대회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중 소수에게는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가 주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만으로 본인에게 실력 향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대회에 아예 나갈 수 없는, 예를 들어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씩 뛰거나 본인의 실력이 출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됐을 때 자신 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실망하게 되고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시스템에 의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지만 비로소 안심이 되는 그런 분위기까지 조성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가진 가치들은 모두 다르다. 이걸 어느 한 대회를 통해 평가받는다면 과연 제대로 된 평가일까. 또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모든 경험들은 그 우위를 논할 수 없다. 한강 시민 공원에 가서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느끼는 경험과 토론 대회를 나가 우승을 하는 경험, 아르바이트를 해서 직접 등록금을 벌어보는 경험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가치가 담겨 있는 것들이다.  가수 김창완은 한 신문의 청춘상담 칼럼에서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는 경구를 나는 혐오해요. 자존감이 생긴다는 것, 자기가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꿈보다 위대하죠.” 그의 말처럼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는 것보다 더욱 청춘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 그리고 ‘나의 가치 발견’이다. 이제부터는 우리의 인생을 나만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로 바꾸어 바라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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