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성(性)을위해
아름다운성(性)을위해
  • 장재란 수습기자
  • 승인 2011.11.02 16:22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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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강연회 - 구성애 푸른아우성 대표
▲ 사진_이건희 기자

 고등학교 때, 성교육을 받는다고 기대를 하고 수업을 듣다보면, 결국 배우는 것은 우리 몸 속 장기들에 대한 지식들 뿐 이었다. 이상하게 보일까봐 우리는 선생님께 궁금한 것을 질문하지 못했고, 용기 내어 질문해도 속 시원하게 답을 듣기는커녕 뱅뱅 돌린 답변을 듣기 일수였다. 그래서일까? 우리들은 궁금증을 항상 조용하게, 몰래 또래끼리 해결해 왔다. 그러나 대학생이 된 지금. 우리는 아직도 궁금한 것이 많다.

 ‘구성애 강연회’는 성에 대한 질문을 받아 리스트를 먼저 구성하고, 이 중에서 구성애가 질문을 선정해 답변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리스트 중 ‘남자친구가 야동을 너무 좋아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질문을 확인 한 그녀는 “야동 끊으라 하세요”라고 잘라 말했다. 야동을 보는 남자는 행위 자체만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더 자극적인 모습을 바라는 심리 때문에, 실제 관계를 했을 때 ‘시시하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야동은 훗날 부부 관계에서의 성행위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말을 던졌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야동 보는 순위는 1위이지만, 우리나라의 섹스 만족도는 46위인 지표가 나타나는 거라고 했다.

 그녀는 성 관계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 주었다. 성관계란 “야동에서 보이는 일방적 쾌락이 아닌 ‘오르가즘’을 통해 ‘성 에너지를 교류’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는 “남녀가 가지고 있는 양, 음의 기운을 서로 나누는 일종의 서로 떨림이 있는 공명 현상으로 서로를 완성”하는 의미다. 그러므로 오르가즘은 굉장히 ‘신비’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오르가즘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남자의 역할에서 처음과 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자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관계 등에 대한 걱정거리가 없는 상태임을 확인하며 분위기를 잘 잡아 주는 노력이 필요하고, 관계 후, 사랑과 서로의 존재 위치 대한 인식을 재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칠판에 별표를 크게 그려 강조했다.

 새삼 오르가즘이라는 단어는 구성애 강의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부끄러울 수 있는 단어일 수 있음에도 예술인 듯이 표현한 점은 구성애 강의를 특별하게 해주는 듯 했다.

 리스트에서 “구성애 자신이 생각하는 순결이란?” 질문을 본 그녀는 한 번 고개를 숙였다가, 마치 나올 것이 나왔다는 듯이, “이 이야기를 하기 전, 제가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음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저는 순결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의 순결관은 다릅니다.” 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순간 강연 회장은 마치 긴장이라도 한 듯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녀는 “순결은 약속된 관계에서 거짓 없이 진실하고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라 조용하게 입을 뗐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구성애’의 존재가 크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렇게 모든 성에 대한 외부적 통념을 깨고 수백의 관중 앞에서 한 그녀의 말은 모두의 잔잔한 머릿속에 돌을 던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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