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까지 무상교육이냐, 반값등록금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냐, 반값등록금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 승인 2011.11.23 17:14
  • 호수 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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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보건사회연구원은 충격적인 보고서를 냈다. 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킬 때까지 드는 양육비용이 2억6000만원이 넘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휴학했을 때 비용이나 어학연수비 등은 계산이 안 됐다니 실제 자녀 1인당 3억원안팎의 양육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아이가 둘인 집은 무려 6억원이 소요되고 있으니. 곳곳에서‘아이 키우기 정말 힘드네’라는 절규가 터져 나온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교육비부담’때문에 크게 고통 받고 있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음에도 초∙중학교에선 꼬박 꼬박 급식비와 학습준비물 비용 등을 내야하고(이제 초등학교는 대부분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오세훈 시장 때문에 서울시의 경우 5-6학년은 친환경 무상급식이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부터는 수업료도 내야하고, 또 많은 사교육비가 들어가고 있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엄청난 등록금과 교육비가 기다리고 있으니, 오죽하면 등록금넷과 참여연대가 기획하고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집필한 책 제목이‘미친 등록금의 나라’가 됐을까.

 이제 등록금 1000만원 시대도 옛말이 됐고, 입학금, 각종 실습비, 연수비, 교재비, 행사비, 생활비, 상당수 학생의 경우 주거비 등까지 부담해야 하므로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겪어야 할 경제적∙심리적 고통이 너무나 큰 것이다. 대학생 1인당 1년에 2~3천만원이 넘는 교육비∙생활비가 들어가고 있으니, 그 부담이 얼마나 클까.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한 교
육이라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빈곤층과 서민들은 아예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대학에 진학해서도 알바와 휴학을 전전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없기에 사회로 나아가는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받기 어렵게 된다. 심지어 자살하는 대학생, 알바하다 죽는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되고 빚쟁이가 된 대학생들의 사연을 우리는 주변에서 너무 많이 접하
고 있다.

 돈 낸 만큼 치료받는 것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받는 사회, 돈 낸 만큼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교육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국민주권의 참된 민주주의라면 우리 국민들이 다들 원하고, 사회복지와 공정한 사회에도 정확하게 부합하는 그런 정책이 잘 구현된 사회를어서 만들었어야 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당연한
요구가 거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들 스스로가 요구하고, 행동할 때만이 실현될 수있는 것이다.

 독일은 각 주마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는 곳도 있고, 한 학기당 등록금 상한제를 적용해 70만~80만원을 받는 주도 있다. 그런데, 우리 기준으로 보면 정말 소액에 불과한 그 등록금마저도 최근 폐지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뉴스에 가슴을 쳐야 하는가? 이제 우리도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진지하게 추진할 때가 됐다. 현재 많은 이들이 그렇게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반값등록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 정책의 골자를 보니, 이는‘사이비 반값등록금’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소득 하위 50% 대학생 중 일부에게 B학점 이상이 되어야만 장학금 일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우
리 국민들이 참으로 기대했던 반값 등록금과는 거리가 너무나 먼 것이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추진하되, 일단은 제대로 된 반값 등록금이라도 구현하자. 살인적인 교육비 부담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빠르면 2학기, 늦어도 내년 1학기부터는 반값 등록금이 구현돼야 한다. 사람을 최우선시하고, 무엇보다도 교육을 제일시하는 좋은 나
라를 하루빨리 만들어가야 하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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