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장의 행복한 고민
문화부장의 행복한 고민
  • 양한솔 기자
  • 승인 2012.04.11 17:29
  • 호수 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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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대는 조용하다고 한다. 그건 별 ‘탈’ 없는 학교의 이미지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별 ‘거’ 없는 학교의 이미지기도 하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이 학교의 문화는 다른 학교에 비해 다양성도 부족하고 참여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축제철만 되면 사람들은 우리학교 축제가 재미없고, 볼게 없다며 다른 학교 축제로 빠져나가곤 했다. 다른 학교 동아리의 폭에 감탄하는 동시에 우리학교 동아리 다양성의 폭에는 아쉬움을 느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문화부장으로 있으면서 2011년은 우리학교의 문화에 정점을 찍은 듯 느껴지는 해였다. 커뮤니티·멘토링 사업의 지원은 본래 목적이 학문적 연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자발적 소모임을 활성화 시켜서 정착시켰다.

 그때 탄생한 모임들이 대표적으로 문화사냥단, 가쿠가쿠, CUKEE, 시장 통 등 이다. 그들은 가톨릭대와 역곡을 테마로 일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 덕에 꽤나 볼거리, 먹을거리들이 생겨났다.

 이들 뿐 아니라 2010년 말기에 생겨난 자발적 소모임들 중에는 통기타 소모임 ‘통’이나 디지털 카메라 소모임 'POCU'도 있다. 기존에 클래식기타만 취급했던 가현회와 필름사진만 취급했던 S.H.A.R.P 같은 중앙동아리도 있었지만, 본교의 문화·공연 동아리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

 최근에 ‘37.5’ 프레젠테이션 동아리는 얼마 전 본교 정식 동아리로 승급됐고, 가쿠가쿠와 문화사냥단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CUKEE는 작년 ACE팀에서 1위를 차지한 상금으로 2호를 발간하는 등 이들은 나날이 정착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듯하다.

 며칠 전에 커뮤니티·멘토링 팀들의 보고서가 니콜스 신도림에 잔뜩 쌓여있는 걸 목격하고 얼른 몇 개를 챙겼다. 그 안에는 비단 위에서 언급한 소모임들 뿐 아니라 학교에 부는 ‘역곡풍’에 대한 연구나, 대학로 조성과 관련한 수요조사, 역곡 먹거리 다양성 조사 등의 연구결과가 있었다. 가톨릭대에서만 할 수 있는 연구이며 우리만의 문화가 짙어지는 것 같아 학생으로서 뿌듯했다.

 곧 올해의 커뮤니티·멘토링 팀을 다시 모집한다. 기자도 작지만 별 ‘거’ 있는 문화를 가진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다. 고민 중이다. 아직 없는 가톨릭대 탁구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흩어져 있는 본교 원어연극팀을 모아 원어연극제를 개최하는 것도 우리만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임기 끝을 앞둔 문화부장의 행복한 고민이 여러분에게로 전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은 후자다. 우리 학보사 기자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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