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는 그대가 아름답습니다
인사하는 그대가 아름답습니다
  • 사회부 차장 김윤주
  • 승인 2012.05.09 17:02
  • 호수 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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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는 본교 용역 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지 못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그 분들의 힘든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더 많은 사실들을 취재했다면 더 내용적으로 가치가 있는 기사가 나왔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분들은 임금이나 근무 여건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 굳게 입을 닫았고, 나 또한 생업이 걸린 중요한 부분인 만큼 더 이상 캐물을 수는 없었다.

 이런 점이 이번 기사 취재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아니었나 싶다. 청소 아주머니의 경우 나이도 부모님과 비슷한 연령대셨다.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웠고 행여 예의 없는 질문이나 말을 하게 될까 평소 취재할 때보다 몇 배는 더 생각을 거듭한 끝에 입을 떼곤 했다.

 취재 도중 셔틀버스를 운전해 주시는 아주머니의 경우, 학생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잊지 않고 매번 인사를 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잘 모르는 분께 인사하는 게 쑥스러워서 잘 하지 못했는데 운전 아주머니라고 해서 모든 학생들을 다 아는 것은 분명 아닐 텐데 미소를 띠며 반갑게 인사하는 그 용기와 정성이 존경스러웠다.

 취재를 어느 정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마음의 열림 정도’가 의외로 젊은 학생들보다도 부모님 뻘이 되는 그 분들이 컸다는 것이다. 혹시나 질문했을 때 피하거나 귀찮아하실 것 같아서 그 분들께 다가가는 게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막상 다가가 질문하고 얘기를 나눴을 때, 얘기를 못해주시는 부분은 많았지만 최대한 자식 또래의 학생 기자라고 하는 나에게 친절하게 얘기해 주시려는 모습이 보였다. 어쩌면 우리가 먼저 그 분들과 마음의 벽을 쌓아왔던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먼저 말을 걸고 인사를 건네는 일을 그 분들은 마음속으로 기다려 왔을 수도 있다. 인사를 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더군다나 우리들의 곁에서 일해주시는 넓은 범위의 가족과 같은 관계의 분들이다. 어색하고 쑥스러워도 일단 아는 척, 인사를 드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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