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우리들의 대화
비정상적인 우리들의 대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2.08.31 13:01
  • 호수 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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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부모님은 “알바 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에 매진할 생각만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 들였고, 나 역시 알바 할 생각이 없었다. 수능이 끝나고 열심히 알바 자리를 구하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돈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방학동안 기자 활동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알바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평소 카페인 중독자인 필자는 카페 알바를 알아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여건이 안 되어서 금방 포기해야만 했다.

 쉽게 포기를 하여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잠시 일했던 학생의 알바 경험담을 들으니 남았던 아쉬움이 싹 가셨다. 알바생이 쉬지 못하게 CCTV를 통해 늘 감시하고, 심지어는 알바생이 앉을 의자조차 마련하지 않는 악덕 점주 밑에서 일하는 것은 끔찍하기 때문이다. 또한 카페 알바는 익혀야 할 것이 다른 곳보다 많아 수습기간이 길다는 핑계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억울함을 들을 수 있었다.

 그 학생을 포함한 몇몇의 학생들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소수의 사례는 아닌 것 같다. 스파게티 가게에서 일한 학생의 경우에도 요리를 하다가 뜨거운 물에 손이 데여 화상을 입었는데 치료비는커녕 왜 다쳤냐고 꾸중을 듣기만 하고 내쫓겼다고 한다. 이러한 일은 이미 친구들 사이의 수다에서 흔히 오르내린다. 이게 과연 흔하게 오르내리는 것이 정상인가?

 알바를 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학생들의 인터뷰와 2011학년도 후기 졸업식 취재를 마친 지금, 학보사 임기를 마친 필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대한민국 대학생 사회에서 알바는 거쳐 가야할 필수 과정이 되었다. 필자도 졸업식을 치르기 전에 그 과정을 겪어야만 할 것이다. 벌써부터 겁먹을 것은 없지만 두렵다. 현재의 악행이 단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한 가지 바란다면, 그 때에는 최저시급이 5,000원이 확실히 넘어 이를 모르는 정치인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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