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엔 카미노”
“부엔 카미노”
  • 강시화 데레사(국사∙4) 학생
  • 승인 2012.09.19 01:12
  • 호수 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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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스페인 산티아고 성지순례 체험수기

 스페인 산티아고를 향해 비행기에 올랐다. 설레는 마음 반 걱정하는 마음 반으로 도착한 스페인. 저녁 8시에 도착했지만 대낮처럼 밝은 햇살이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둘째 날 부터 시작된 산티아고 도보 순례 길을 걸을 때에는 예상했던 것 보다 많이 힘들었다. 하루에 20km 이상을 걷는 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나의 배낭 때문이었다. 6kg정도 되는 나의 배낭 속에는 꼭 필요한 물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물건도 꽤 있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꼭 필요하진 않지만 혹시나, 행여나 하는 마음에 챙겨온 것들이 많이 있었다. 여벌옷도 많이 챙겼고, 만일에 대비해 신발도 하나 더 있었으며, 손수건, 양말 등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챙겼다. 그 외에 이국적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봐 고추장, 한국 과자와 초콜릿 등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나의 발걸음을 방해하고 있었다. 도보순례 첫날에 나를 괴롭힌 배낭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생필품 외에는 짐차에 짐을 덜었으며 같이 간 친구들과 함께 쓸 수 있는 것은 함께 쓰기로 했다.

 이렇게 한결 가벼워진 배낭으로 다음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을 때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배낭이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많이 가벼워져서 함께 간 친구들과 수녀님 신부님과 즐겁게 성가도 부르며 순례길을 걸을 수 있었다. 또한 순례길 도중에 만난 다른 사람들과도 “부엔 카미노”하고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으며, 하느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산티아고의 자연을 바라보며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었다. 배낭에 짐을 덜었어도 꽤 긴 거리를 걸었기에 많이 힘들었지만, 배낭이 가벼워진 무게만큼은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이 날 숙소에 도착해서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양의 욕심을 어깨에 지고 살아왔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욕심을 버리고 세상을 바라보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티아고 성지 순례 전에도 나의 욕심을 버리고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 지향해 왔지만 쉽지 않았다. 이번 산티아고 성지순례를 통해서 나의 욕심을 버릴 때, 주변을 돌아 볼 수 있으며 하느님을 향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20대에 너무나 큰 경험과 체험을 했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 주시고, 초대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끝으로 ‘평화 장학지원 사업’으로 우리를 지원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려한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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