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책으로 스마트해지기
가을에는 책으로 스마트해지기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2.10.30 23:04
  • 호수 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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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의 일상에서 독서는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까? 1시간? 30분? 아니면 10분? 어제의 내 하루를 되돌아보다, 단 10분도 책을 붙잡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숨기고 싶은 내 모습을 들켜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대학생과 독서. 가까워 보이지만, 그리고 가까이 해야 할 것 같지만 내 주변에 책과 친한 친구를 떠올리기는 힘들다.

 대학생들이 책과 멀어진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하다 거의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 안의 모습을 떠올렸다.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건 흔들리며 불편하게 서있는 사람이건 간에 귀에는 이어폰을, 손에는 스마트폰을 붙들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 눈길을 떼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전깃줄 위의 새들처럼 똑같아 그 모습에 눈길을 뗄 수 없다. 핸드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도, 그 사람들은 내 시선을 느끼지 못한 듯 동상처럼 그대로다.

 스마트폰과 독서. 독서와 스마트폰. 여기서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스마트폰이 없었던 10년 전의 서울, 10년 전의 지하철은 어땠을까? 너무 어렸던 나이기에 그 때 지하철 모습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탄생조차 몰랐던 그 때, 지하철에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의 시간은 무료하다. 이 시간을 음악 감상을 하며,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채팅하며, 페이스북 좋아요와 댓글을 확인하며 보내는 것 또한 하나의 문화다. 하지만 사이버세상에서의 소통이 실제 세상인 지하철에서의 소통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앞에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가 서 계셔도 내 귀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어폰으로 막혀 있고, 내 눈은 페이스북에 올린 내 셀카에 대한 좋아요와 댓글 반응을 확인하느라 바쁘다. 바로 앞의 상황도 인식하지 못하는 스마트폰 세상에, 책이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인다. 

 거의 모든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스마트폰. 독서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어플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어플로 깊이 있는 독서를 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커봤자 손바닥정도인 화면에 집중한다 해도, 자꾸 오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페이스북 알림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 종이로 된 책을 읽을 때와 같은 독서효과를 갖지도 못한다.

 현대 기술이 인간감성을 위한 발전을 지향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기술이 지적활동의 기본인 독서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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