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작] 숲으로 품어 숯으로 피다

2018-12-11     최한울(사회복지 3)

숲으로 품어 숯으로 피다

                                                                    최한울(사회복지 3)

 

너는 숲이었다
잎이랑 열매랑 혼수 삼아
같이 살자고 약속했었다
한때는 나이테 세어보며 울고
한철엔 부스러기 될 채비 마쳤지만
잔혹한 어둠이 무서워 불을 지폈다

어둠을 쫓아 어둠을 쫓게 된 꼴
어딘가 나는 달콤한 몸 내음은
못다 탄 내 몸에 묻었나 보다
네가 날 품어 완전해진 내 몸
널 숨 쉬게 할 바람 한 줌
나는 숯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