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로 본 우리의 미래
대학평가로 본 우리의 미래
  • 사설위원회
  • 승인 2009.11.12 00:16
  • 호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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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앙일보가 2009년도 대학평가를 발표했다. 본교의 평가 종합순위는 2007년도에 18위, 2008년에 19위이더니, 올해에는 22위로 떨어졌다. 한 일간지의 대학평가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 학벌주의가 야기하는 문제가 심각한 우리사회에서 한 일간지가 대학들을 한 줄로 세워 서열을 매겨 발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국내 대학들이 이러한 정량적 평가에서 점수 올리기에만 열을 올려 대학의 본질을 훼손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 등은 우선 논외로 하자. 우리는 이러한 평가에서도 우리학교 발전의 계기를 찾기만 하면 된다.

크게 ▲ 교육여건 및 재정 ▲ 교수연구 ▲국제화 ▲ 평판∙사회진출도로 나누어진 평가부문에서 본교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부문은 국제화(66위)이다. 하지만 현재 본교가 심열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국제화는 내년 심사부터 반영되어 상향평가 되리라 믿는다. 다만 외국 유학생과 해외파견학생의 국적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질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29위로 평가된 교수연구 부문에서 본교는 이공계열이 부족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세부지표에 교수당 외부연구비 및 자체연구비, 지적재산권등록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공계 특성상 교수확보율과 대학원 활성화가 교수연구의 전제가 됨을 인식하여 획기적인 방책을 내놓아야 한다. 나아가 교수연구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 등의 단기처방 외, 의무시수 줄이기 등의 장기처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교육여건 및 재정 부문에서는 3위라는 아주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낮은 평가를 받은 기숙사수용률은 올해 8월 국제기숙사가 개관됨에 따라 내년에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당국과 모든 교직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세부지표는 중도포기율이다. 중도포기율은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와 맞물리는 만큼 학생들이 원하는 것과 학교가 제공하는 것 사이의 불일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학생복지 등에서 의사소통 활성화를 통한 학생들의 의견반영의 길을 넓히고, 지도교수제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국제화 다음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평판∙사회진출도(47위)는 학교홍보 강화, 경력개발본부 활성화 등과 함께 직무수행능력, 리더십 향상을 위해 본교 교육특성화사업인 ELP 내실화, 졸업생들을 위한 자기계발 프로그램 개발 등 획기적인 교육정책 실행과 그에 걸맞는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우리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대학평가의 지표에서 빠진 것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교육의 내실화가 그 대표적인 예다. 본교에는 100명이 넘는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이 아직도 많은데 최대수강인원을 조정해야 하며, 전체 강의 47%를 담당하는 시간강사에 대해서도 우수시간강사 포상제 외 우수시간강사 1년 계약 등을 통해 수업의 내실화를 꾀해야 한다. 또한 이번 평가에 참여한 88개 대학 중 42개 대학이 실시하고 국제화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아주 유효한 복수∙공동학위제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언론계가 제시하는 평가지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주체적 인식이 필요하다. 예컨대 100% 영어강의와 영어과제를 자랑하는 대학들이 보도되고 있는데, 한국고전 한 편 읽지 않고, 한국어 보고서 한 편 쓰지 않는 것은 국제화가 아니라 차라리 ‘외국화’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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