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에 순응하지 마라!
텍스트에 순응하지 마라!
  • 장희현 수습기자
  • 승인 2013.05.23 15:19
  • 호수 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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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중앙도서관 제3회 문화기획 '도서관, 책을 탐하다'

‘도서관, 책을 탐하다’라는 특강이 지난 9일 김수환추기경국제관 267호에서 1시부터 두 시간 가량 중앙도서관 주최로 열렸다. 강사는 인문학자인 김경집 선생으로 전 인간학 교육원 교수로 있었으며, ‘생각의 프레임', '책탐’ 등을 집필했다. 강연에는 약 50명이 참석하였다. 그는 텍스트를 추종하지 말라는 큰 주제 안에서 텍스트 추종의 위험성과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방법 등을 설명했다. 여기서 텍스트란 교과서와 전공도서, 사전과 같은 것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 그 지식의 당위성과 보편성을 얻은 것들을 의미한다.

그는 서두에서 동요를 비판했다. 동요 ‘뽀뽀뽀’를 예로 들며 이 가사가 성의 역할을 고정시키는 프레임을 구축한다고 했다. 아버지의 역할을 밖에서 일하는 사람, 어머니의 역할을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사람으로 고정시켜 사고를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예를 통해 ‘텍스트 추종’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텍스트를 추종하는 것은 주어진 답에 질문하지 않고 그저 암기하는 것, 순응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이렇게 하다보면 은연중에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책은 질문을 하는 도구이지만 텍스트는 질문을 허용하지 않으며, 답을 하나만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방법으로는 상상력을 키울 수 없고, 의심하는 법을 모르게 된다. 더욱 심각한 점은 성장이 멈추거나 위기상황에 빠지게 되었을 때 대안을 제시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해결책으로 독서를 들었다. 그는 설사 버릇없게 보일지라도 공부하며 따지고,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고 권고했는데, 이는 책을 통해 생각을 넓힘으로써 가능한 것이라 강조했다.

독서의 구체적 방법으로는 지식·감성·실용의 세 부분으로 도서를 나누어, 5:3:1의 비율로 읽는 것을 조언했다. 그 비율은 한 번에 최소한으로 읽어야하는 책의 권수로, 사회에 나가기 전 다른 사람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나아가서는 그들을 능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책은 어쩌면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다. 합법적인 도둑질. 저자가 정말 고생해서 얻은 농축된 정신을 내 삶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게 바로 책이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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