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강연회, 혹시 이거 재방송이에요?
특강·강연회, 혹시 이거 재방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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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3 15:30
  • 호수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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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시각’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는 이야기 하나 있다. 소설 책 ‘파이 이야기’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실제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 하나가 있다. 주인공은 ‘파이’라는 소년으로, 인도인이다. 인도의 주 종교가 힌두교이듯, 파이 역시 힌두교이다.

파이의 가족들이 다른 지역을 여행을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파이는 우뚝 선 교회에 들어가게 된다. 거기서 신부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가톨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된다. 나아가 세례까지 받게 된다. 이후 파이는 이슬람교인도 된다. 결국 파이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종교 모두를 믿게 되었다.

그래서 웃지 못한 해프닝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파이가 어떤 종교를 믿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세 종교의 현자들이 만나서 토론을 벌이게 되었다. 세 현자들은 자신들의 종교의 장점을 어필하며 혹여나 그 종교에서 벌였을, 잘못된 부분들을 급히 감추고 상대 종교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격한 논쟁이 오고가는 도중 현자들은 묻는다. “그래, 파이! 그래서 넌 어느 종교를 믿을래?”

만약 당신이 파이라면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대답을 하기 전 여기, 한 가지 전제가 있다. 파이는 세 종교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세 종교를 ‘선택’한 것이다. 충분히 알고 선택했다는 것이 단순하게 넘어갈 법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학생에게 대학은 어떤 존재이며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길 가던 학생을 잡고 물어보면 아마 이런 대답을 하리라. ‘취업 통로! 간판!’ 현실적인 답변이다. 간혹 이렇게 되묻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대학(大學(덧말:학))은 왜 다니는 걸까요?’

이런 학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10일(금) 콘서트홀에서 인간학 봄 특강이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대학은 무엇이며, 대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 앞으로 대학생들이 해야 할 일 등 ‘대학’에 대한 ‘한 시각’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 주, 9일(목) ‘도서관, 책을 탐하다’라는 주제로 특강이 있었다. 이 날, 특강을 찬찬히 들어보면 ‘대학에 대한 정의’와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한다’는 교훈을 주는 강의였다.

그런데 막상 두 강의 모두 들어봤다면 대학에 대한 정의에 대해 두 강의가 똑같이 답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사전에 있는 용어풀이사전을 들여다보듯 말이다.

인류의 발생부터 함께 해온 ‘신’의 존재조차도 너무나 많은 시각으로 나뉘었다. ‘대학’이라고 다를 것인가. 또한 누군가에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답은 뒤집어 보면 그 선택지를 선택했기 때문에 정답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파이가 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러 종교에 대해서 알아보고 선택했던 것처럼, 대학에 대해 보다 여러 시각이 들어간 특강이 많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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